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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감히 나보고 건희 건희…” 막장 치닫는 삼성가 싸움

등록 2012-04-24 20:47수정 2012-04-24 22:58

이회장, 이맹희씨 전날 발언에
“아버지가 내제낀 자식” 격분
“수준 이하의 자연인이니까… 한 푼도 내줄 생각이 없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4월17일)

“건희가 어린애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을 듣고 당황했다. 탐욕이 소송을 초래했다.”(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4월23일)

“자신의 형과 누나를 상대로 막말 수준의 말을 했다.”(이숙희씨, 4월23일)

“감히 나보고 ‘건희, 건희’ 할 상대가 아니다. 아버지가 ‘맹희는 내 자식이 아니다’ 하고 내제꼈다.”(이건희 회장, 4월24일)

고 이병철 삼성 회장(창업자)의 차명재산을 둘러싼 삼성가 형제들 상속다툼이 극단적인 비난 공방으로 이어지며 ‘막장드라마’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2월 중순 이병철 회장 장남인 이맹희(81) 전 회장과 차녀인 이숙희(77)씨 등이 3남 이건희(70) 회장을 상대로 차명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한 지 두 달여 만의 일이다.

이건희 회장은 24일 아침 출근길에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퇴출된 양반’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이맹희 전 회장에 대한 극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아버지가) ‘맹희는 완전히 내 자식이 아니다’ 하고 내제낀 자식이다. 우리 집에서는 퇴출된 양반이다”라고 큰형을 맹비난했다. 이 회장은 “이맹희씨는 감히 나보고 ‘건희, 건희’ 할 상대가 아니다”라며 “나를 포함해 누구도 (이맹희씨를) 장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고 격한 표현을 감추지 않았다. 둘째 누나인 이숙희씨에 대해서도 “금성(현재 엘지(LG)그룹)으로 시집을 가더니 (삼성이) 같은 전자업을 한다고 시집에서 구박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우리 집에 와서 떼를 쓰고, 영 보통 정신 가지고 떠드는 정도가 아니었다. (아버지가) ‘이건 내 딸이 이럴 수가 있느냐. 삼성의 주식은 한 장도 줄 수가 없다’고 얘기를 하셔서 그걸로 (상속 문제 등이) 끝났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거친 말은 전날 있었던 이맹희·숙희씨의 발언에 대한 맞받아치기 성격이 강하다. 이맹희 전 회장은 23일 ‘이건희 회장 인터뷰에 대한 입장’을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내며 육성 녹음파일까지 공개했다. 이 전 회장은 “건희가 어린애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을 듣고 몹시 당황했다. 건희는 형제간 불화만 가중시켜왔고 자기 욕심만 챙겨왔다”고 비난했다. 이숙희씨도 함께 자료를 내어 “(이건희 회장이) 막말 수준의 말을 했다. (상속 관련해) 거짓말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몰아세웠다.

양쪽의 극한 설전은 지난 17일 이건희 회장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이 회장은 이맹희·숙희씨를 “수준 이하”라고 표현하면서 “한 푼도 내줄 수 없다”고 소송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었다.

삼성가 형제들의 막말 공방은 이번 유산소송의 성격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물밑에 감춰져 있던 감정적 언사들이 뜻밖에 갑자기 쏟아져 나오고 있어 당혹스럽다. 30~40년간 쌓여온 이맹희·숙희씨와 이건희 회장 사이의 좋지 않은 관계가 유산소송을 부른 원인이라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맹희·숙희-건희 양쪽 당사자들은 모두 ‘사카린 밀수 사건’과 이에 따른 ‘청와대 투서 사건’, ‘삼성의 전자업 진출’, ‘삼성-금성가의 혼사’ 등 옛일을 들춰내며 서로 비난하고 있다.

삼성과 씨제이(CJ)그룹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작심 발언이라 어쩔 수 없다. 다소 흥분하신 것 같다”며 당황스러워했다. 이맹희 전 회장의 아들 이재현씨가 회장인 씨제이 관계자는 “이맹희 전 회장이 보도자료 내는 걸 전혀 알고 있지 못했다. 감정싸움이 너무 커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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