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 주도로 워크아웃 중 몰락해 긴장
저축은행 퇴출 맞물려 유동성 위축 위기감
저축은행 퇴출 맞물려 유동성 위축 위기감
시공능력평가 30위의 중견 건설사인 풍림산업이 지난 2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건설업계에 적지않은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재무구조 흐름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풍림산업의 몰락은 현재 워크아웃 중인 다른 건설사들한테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3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중견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풍림산업의 법정관리 신청과 조만간 발표될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계기로 지난 2009년과 비슷한 건설사 유동성 위기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저축은행을 통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가 큰 데다, 신용 경색에 따른 금융권의 대출금 상환 압박도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서는 특히 풍림산업의 이번 법정관리 신청이 채권은행발 구조조정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우리은행을 주축으로 한 채권단은 신규자금 지원을 결의했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주채권 은행인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등이 대금결제를 거부하면서 최종 부도 사태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은행들 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워크아웃 기업을 벼랑 끝으로 밀어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중견 건설사의 한 임원은 “현재 건설사 워크아웃은 기업을 살리기 위한 작업이 아니라 채권 회수를 위한 시간벌기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몇몇 건설사들이 풍림산업의 다음 차례가 되는 것 아니냐는 등의 소문도 돌고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침체한 주택시장을 살리고 금융권의 돈줄 죄기 관행 등을 바꿔야만 금융위기 이후 신용경색 속에서도 버티고 있는 건실한 중소 건설사들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이후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건설사 가운데 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건설사는 30개사에 이른다.
한편 대한주택보증은 풍림산업의 법정관리 개시 여부에 관계없이 ‘풍림아이원’ 아파트 계약자들의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다만, 풍림산업이 시공사로 참여한 대전 석봉동 ‘금강엑슬루타워’등 6개 아파트 4795가구는 일정부분 공사가 지연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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