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화학, 혼화제 반제품 생산량 두배 늘리자
혼화제협회, 동반성장위에 중기적합 업종 요청
엘지 “80%가 수출용…내수시장 확대 아냐”
혼화제협회, 동반성장위에 중기적합 업종 요청
엘지 “80%가 수출용…내수시장 확대 아냐”
콘크리트의 강도를 높여주는 첨가제인 ‘혼화제’의 반제품 ‘피시에이’(PCA·폴리카본산)를 둘러싸고 중소기업들과 엘지(LG)화학 등 대기업 사이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내수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엘지화학이 수출 확대를 위해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자, 중소 업체들이 들고 일어섰다.
박세경 콘크리트혼화제협회장은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협회는 4월 말 동반성장위원회에 건설용 화학소재인 콘크리트 혼화제를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선정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며 “엘지화학을 포함한 대기업과 중소 콘크리트 혼화제 전문 제조사들 간의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라고 밝혔다.
피시에이는 콘크리트의 내구성과 강도를 높여주는 콘크리트 혼화제의 전단계 제품으로, 원유에서 추출되는 납사(나프타)를 기초로 생산된다. 주요 고객은 레미콘 회사로, 내수시장 규모는 연간 500억원·4만t 규모(혼화제는 1400억원)로 추정되며 건설경기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갈등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차철용 협회 이사는 “혼화제 시장은 중소기업들이 경쟁하며 발전시켜온 시장인데, 1990년대 레미콘 회사들이 직접 시장에 진출하고, 2002년엔 엘지화학까지 들어오면서 갈등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엘지화학이 피시에이 생산에 뛰어들어 1차 원료와 2차 원료 생산능력을 갖추고,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높여왔다는 이야기다. 피시에이·혼화제 생산업체 관계자는 “500억원 규모의 작은 시장에 엘지화학이 꾸준히 점유율을 높여 왔다”고 말했다. 현재 7개의 중소업체가 피시에이를 생산하고, 30여개 업체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피시에이를 공급받아 혼화제 완제품을 생산한다. 전체 혼화제 내수 시장은 대기업 30%, 중소업체 70%로 나뉘어 있다.
협회는 “우리도 엘지화학에서 일부 원료를 공급받기에 지금까지는 지켜보고만 있었지만, 엘지가 올해 생산량을 3만5000t에서 6만t으로 늘린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아 불이익을 감수하고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차 이사는 “최근 몇년 사이 원료 가격은 30% 인상됐지만, 내수시장과 해외시장에서 자금력이 좋은 엘지화학과의 가격 경쟁 때문에 중소업체들의 매출과 수익이 모두 감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엘지화학은 한마디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엘지화학은 “엘지화학은 혼화제 완제품이 아닌 전단계 반제품을 생산하는 중간재 생산 업체일 뿐인데 콘크리트 혼화제 시장 전체로 확대해 동반성장위에 신청을 한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며 “오히려 엘지화학 제품을 구매하는 다른 중소기업들이 가격상승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엘지화학 관계자는 “현재 80%를 수출중이고, 해외시장이 성장하는 것에 맞춰 생산량을 확대한 것으로, 내수시장 판매 확대는 아니다”라며 “세계적인 피시에이 업체인 바스프, 일본촉매 등 글로벌 석유화학기업도 공격적으로 생산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동반성장위 신청과 관련해 혼화제 업체 사이에서도 온도차가 있었다. 한 혼화제 업체 사장은 “우리는 엘지화학, 중소업체, 해외업체로부터 피시에이를 구입해 블렌딩 공정을 거쳐 제품을 판매한다”며 “우리에게 엘지화학은 중간재 업체로, 철수하면 오히려 공급가격 상승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승준 권오성 기자 gamj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8명 집어삼킨 노래방 화재…비상구에 ‘1번방’
■ 이정희-유시민 ‘갈등본색’
■ 안전 장담하더니 ‘광우병 토론 불참’ 문자만 ‘달랑’
■ 미군, 부인과 화상통화 중 ‘원인불명 사망’
■ MBC 파업 100일째…“이젠 낙하산 보낸 정권과도 투쟁”
■ 8명 집어삼킨 노래방 화재…비상구에 ‘1번방’
■ 이정희-유시민 ‘갈등본색’
■ 안전 장담하더니 ‘광우병 토론 불참’ 문자만 ‘달랑’
■ 미군, 부인과 화상통화 중 ‘원인불명 사망’
■ MBC 파업 100일째…“이젠 낙하산 보낸 정권과도 투쟁”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