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선박보험 중단 제재로 7월부터 유조선 못띄우면 값올라
중세부터 해상보험 키워온 유럽 5개사가 운송시장 주름잡아
중세부터 해상보험 키워온 유럽 5개사가 운송시장 주름잡아
이란 핵실험에 대한 유럽연합(EU) 제재 조치가 국내 기름값에도 ‘나비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이 오는 7월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운송 수단에 대한 보험 제공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당장 유조선을 띄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해상·운송 보험은 한번 사고가 일어나면 어마어마한 보상금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원보험사가 해운업체와 보험 계약을 맺은 뒤 재보험에 가입해 위험을 분산하는 구조로 이뤄진다. 이 재보험사들은 수조원대 사고 보상금을 감당할 수 있는 막강한 자본력을 갖추고 있는데, 세계 1~6위권 재보험업체 가운데 5곳은 ‘뮌헨리’(독일), ‘스위스리’(스위스), ‘로이드’(영국) 등 유럽의 보험사들이다. 이들 유럽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만 60%를 넘나든다.
유럽이 해상·운송 재보험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이유로는 두가지가 꼽힌다. 우선 보험의 역사는 유럽의 중세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해상 교역이 활발했던 유럽 국가들은 잦은 운송 사고에 대비해 원시적인 형태의 보험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 흐름이 현재까지 이어져 아직도 해상·운송 보험 시장의 절대 강자는 유럽에 자리잡고 있다. 또 유럽에 대항할만한 거대 자본을 가지고 있는 미국은 재보험 시장에서 후발주자였던데다, 손해·생명·의료 등 원보험 위주로 시장이 발전한 편이다.
지경부 고위관계자는 유럽연합의 선박 보험 제공 중단 조처에 관해 “현재 상황으로는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유럽연합을 대상으로 보험 연장을 위한 설득작업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7월1일부터 선박 보험이 실제로 중단될 경우 이란산 원유의 수출 물량 감소로 국제 유가가 오르고, 이는 곧바로 국내 기름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달석 에너지연구원 본부장은 “이란 수출 물량이 줄고, 우리를 비롯해 일본, 인도, 터키 등의 국가가 대체 원유를 찾다보면 국제유가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유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에서는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이 1년에 약 10%, 현대오일뱅크가 약 18%를 이란산 원유에 의존하고 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경제성의 논리로 수입 다변화는 고민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과 맞춰 국내 수급에는 영향이 없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이승준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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