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수출 80%차지…EU제재 계속땐 수출대금 묶여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당황스럽네요.”
금속제품을 이란에 수출하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 수입이 당장 이달 말부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소식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란에 지불하는 원유 수입 대금을 다시 수출 대금으로 받는 현재의 원화결제 시스템 방식에서 자칫 돈을 못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100만 달러 정도 돈이 묶일 수도 있다”며 “별다른 대책이 없으면 이란 수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 업체의 지난해 매출은 200억원 정도로 이란에 20%를 수출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이란 제재 조치로 이란산 원유 수입이 이르면 이달 말부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름값 상승 우려와 더불어 이란에 수출을 의존하는 중소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정부가 유럽연합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타결 가능성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21일 “다음달 25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최종 방침이 정해질 때까지 정부로서는 유럽연합에 (이란산 보험과 재보험의 중단 결정에 대해) 예외로 인정해달라고 요청하고 계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은 오늘 7월1일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운송 수단에 대한 보험 제공을 중단할 계획으로 보험이 없을 경우 유조선을 띄울 수 없다. 40일 이상 걸리는 원유 운송의 특성상 7월이 아닌 당장 5월말부터 이란에서 싣는 원유의 수입이 중단될 수도 있다. 이란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이란산 비중 10%), 현대오일뱅크(18%) 쪽은 이와 관련해, “정부 정책 결정에 따라 대책을 마련하고 수급에는 영향이 없게 하겠다”고만 밝히고 있을 뿐이다.
지난 2월 코트라가 발표한 ‘대이란 추가제재에 따른 수출기업 지원 방안’을 보면 이란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 2150개사 가운데 중소기업은 2107개사로 98%에 해당하며 전체 수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대체로 수출 대금을 이란중앙은행 계좌에 입금된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 수입 대금으로 지급받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원화결제시스템을 이용하는 기업들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중소기업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수출 대금을 먼저 배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준 권오성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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