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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재벌개혁이냐 재벌활용이냐…진보의 백가쟁명

등록 2012-05-29 20:31수정 2012-05-29 22:47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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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재벌과 대타협해야”
정태인·이병천 “재벌옹호” 비판
대선앞 경제민주화 논쟁 확산
개혁진보 성향의 학계에서 재벌개혁론을 중심으로 한 논쟁이 본격 점화됐다. 지난 4·11 총선에서 경제민주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건 여야가 12월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정책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논쟁이 벌어져, 파장이 학계뿐 아니라 정치권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재벌 대타협론’을 주장해온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이종태 <시사인> 기자 등 3명은 지난 28일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에 ‘이건희와 삼성그룹도 구별 못하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병천 강원대 교수와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의 비판을 반박했다.

앞서 장 교수 등은 지난 4월 초 신간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서 개혁진보 진영이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잘못된 신자유주의적 시장개혁을 경제민주화와 진보적 자유주의로 찬양했다며 비판했고, 개혁진보 진영은 이에 맞서 장 교수 등을 ‘재벌 옹호론자’, ‘박정희주의자’라고 비판했다.

장 교수 등은 ‘정태인·이병천의 비판에 답한다’라는 부제가 달린 글에서 “우리가 재벌을 신자유주의적 피해자인 양 엉터리로 묘사했다고 비판한 것은 개인(재벌 가족과 가신들)과 제도(대기업과 재벌)를 구별하지 않아 생긴 오해”라며 “재벌의 유용성과 정당성을 옹호한다는 점을 곡해해, 마치 우리가 이건희·정몽구와 같은 재벌 가문과 가신그룹의 이해관계와 불법행위들까지 옹호하는 양 착각했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 쪽은 재벌기업에 경영권을 보장해주는 대신 세금을 더 내도록 해 그 돈으로 복지를 확충하는 식의 타협을 주장한다.

이병천 교수는 이에 앞서 “장하준 등이 ‘주주자본주의냐, 재벌이냐’라는 양자택일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들의 주장을 ‘재벌 프렌들리한 복지국가론’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태인 원장은 <프레시안>에 4·11 총선 직후와 5월 초에 잇달아 ‘회장님 얼굴에 웃음꽃 핀 까닭은?’과 ‘삼성의 목줄 틀어쥐지 않으면 복지국가도 없다-장하준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라는 글을 통해 장 교수의 재벌타협론을 비판했다.

이병천 교수는 “그동안 양쪽 간에 충분한 토론이 미흡했는데, 제대로 된 소통이 시작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제적인 학자로 한국 사회에도 영향력이 있는 장 교수와 제2의 민주화로 불리는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논쟁하는 것은 학술적, 사회경제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개혁진보 진영은 그동안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론을 공통 화두로 삼으면서도 재벌개혁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둘러싸고는 이견을 보여, 본격적인 토론을 벌인 적이 없었다. 이번 논쟁은 개혁진보 진영 안에서도 재벌 비판을 넘어 한국 사회의 새로운 사회경제 모델과 성장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곽정수 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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