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등 ‘효자산업’ 중·미·EU 수출 큰폭 감소
수입은 수출보다 더 줄어 석달째 흑자 기록
수입은 수출보다 더 줄어 석달째 흑자 기록
무역수지가 4개월째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 지표상 흑자를 기록하는 ‘불황형 흑자’가 3개월째 이어져, 하반기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불황형 흑자는 경기가 불황기에 접어 들었을 때 수출과 수입이 함께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지식경제부는 5월 중 우리나라 수출액은 472억달러, 수입액은 448억달러로, 2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올 들어 무역수지는 2월 이후 4개월째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무역수지 흑자를 거둔 ‘배경’이다. 지난달 수출 및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각각 0.4%, 1.2% 줄어들었다. 수출보다는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어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수출 및 수입액은 지난 3월 이후 3개월째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불황형 흑자 흐름이 이어지는 데는 유럽발 경제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중남미·중동·일본에 대한 수출은 늘었지만, 주요 수출시장이었던 중국(-10.3%)·미국(-16.5%)·유럽연합(-16.4%) 등에선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 세 곳은 나란히 우리나라의 1·2·3위 수출국이다. 그리스·스페인을 필두로 한 유로권 지역의 혼란이 세계 각국의 경기 둔화로 이어져, 우리나라 수출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효자 산업’으로 불리던 선박·휴대전화·석유화학 모두 부진을 보였다.
지경부 관계자는 “우리의 최대 수출국은 중국인데, 중국의 최대 수출 지역은 유럽연합”이라며 “중국 경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든데다, 유럽에 대한 수출이 여의치 않게 되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입도 줄어든 것”이라고 풀이했다.
수입 실적에서도 경기 둔화의 조짐은 완연했다. 자본재 및 소비재뿐 아니라 고유가 탓에 원자재 수입도 지난해에 견줘 소폭 줄었다.
불황형 흑자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이미 유로존 불안감이 가시화된 지난해 4분기부터 수출 실적은 크게 저하되고 있었다”며 “세계 경기 둔화가 이어질 상황이기 때문에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따라 정부는 연간 수출입 전망을 하향 수정할 예정이다. 한진현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유럽연합 재정위기 정도가 생각보다 크고 중국 경기도 불투명하다”며 “이같은 현실을 반영해 무역수지와 수출 전망을 재조정하겠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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