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에쓰오일 온산공장 직원들이 공기 중으로 버려지는 폐열을 잡아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폐열회수시스템 설비를 설치하고 있다. 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 온산공장
1년 에너지비용 2조 달해
폐열 회수시스템 설치에
열손실 막을 보수작업도
“공정개선 등 300억 절감” 지난 1일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위치한 264만㎡(약 80만평) 넓이의 에쓰오일(S-OIL) 온산공장을 찾았다. 높이 60m가 넘는 4개의 상압증류탑(원유를 정제해 휘발유·경유 등으로 생산하는 설비) 굴뚝에서 끊임없이 새하얀 증기가 아지랑이처럼 흘러나오고 있었다. 공장관계자는 “저게 다 열인데, 공장 자체가 열로 둘러싸여 있다”고 말했다. 공정 특성상 어쩔수 없지만 이렇게 배출되는 증기는 다 돈으로 연결되고, 최근 강화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 노력에도 배치된다. 때 이른 더위로 전력예비율이 떨어지는 등 에너지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정유공장들이 폐열을 잡아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정유공장에서 원유를 정제할 때는 스팀(증기)를 가해 일정 온도로 가열하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한다. 여기서 생기는 열이 굴뚝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에쓰오일의 경우, 시간당 2000t의 스팀을 사용한다. 스팀은 석유제품의 하나인 벙커시유와 전기로 생산한다. 유가나 전기요금이 오르면 정유 공정에 들어가는 비용도 늘어나는 셈이다. 온산공장이 1년에 쓰는 전기·스팀·연료(벙커시유) 등 에너지 비용은 2조원에 달한다. 공장 에너지관리팀 관계자는 빽빽하게 얽혀 있는 파이프를 가리키며 “정유공장은 파이프라인 숲이나 마찬가지”라며 “어디서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고 열이 새어나가는지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2009년부터 에너지관리팀을 별도 부서로 만들어 공정에 들어가는 에너지 현황과 온실가스 배출을 모니터하고 있다. 공장 관계자는 “내년에 공장을 대대적으로 보수하고 정비할 때 파이프라인의 길이를 줄이고 보강재를 붙이는 등 시설을 개선해 열 손실을 더 줄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한 에쓰오일은 버려지는 폐열을 재활용하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지에스(GS)칼텍스 등의 정유공장이나 발전소에서 도입하고 있는 폐열회수시스템(MVR)도 내년까지 공장에 설치할 계획이다. 버려지는 열에 기계적인 압력을 가해‘중압스팀’으로 다시 만드는 설비다. 에쓰오일은 이 시스템으로 시간당 87만t의 스팀을 생산해, 연간 200억원의 연료비를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폐열 재활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08년부터 온산공장 근처에 있는 엘에스(LS)니꼬동제련의 폐열 스팀을 1년에 50만톤씩 저가에 구매해 공급받고 있다. 공장 관계자는 “엘에스니꼬의 경우, 제련 과정에서 그대로 배출하는 폐열을 팔고, 우리는 스팀을 저렴한 가격에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연간 150억원의 비용을 절감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전사적 에너지 사용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및 공정 개선 등으로 약 2.5%의 효율 개선을 달성했고, 약 3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기업들도 폐열을 재활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역시 울산 석유화학단지 내 석유화학공장에서 다른 공장의 폐열을 공급받아 비용을 줄이고 있다. 최근 쌍용양회 등 시멘트 회사들이 폐열을 전기로 바꾸는 폐열 발전소 사업에 뛰어들거나 검토중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폐열 회수시스템 설치에
열손실 막을 보수작업도
“공정개선 등 300억 절감” 지난 1일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위치한 264만㎡(약 80만평) 넓이의 에쓰오일(S-OIL) 온산공장을 찾았다. 높이 60m가 넘는 4개의 상압증류탑(원유를 정제해 휘발유·경유 등으로 생산하는 설비) 굴뚝에서 끊임없이 새하얀 증기가 아지랑이처럼 흘러나오고 있었다. 공장관계자는 “저게 다 열인데, 공장 자체가 열로 둘러싸여 있다”고 말했다. 공정 특성상 어쩔수 없지만 이렇게 배출되는 증기는 다 돈으로 연결되고, 최근 강화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 노력에도 배치된다. 때 이른 더위로 전력예비율이 떨어지는 등 에너지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정유공장들이 폐열을 잡아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정유공장에서 원유를 정제할 때는 스팀(증기)를 가해 일정 온도로 가열하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한다. 여기서 생기는 열이 굴뚝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에쓰오일의 경우, 시간당 2000t의 스팀을 사용한다. 스팀은 석유제품의 하나인 벙커시유와 전기로 생산한다. 유가나 전기요금이 오르면 정유 공정에 들어가는 비용도 늘어나는 셈이다. 온산공장이 1년에 쓰는 전기·스팀·연료(벙커시유) 등 에너지 비용은 2조원에 달한다. 공장 에너지관리팀 관계자는 빽빽하게 얽혀 있는 파이프를 가리키며 “정유공장은 파이프라인 숲이나 마찬가지”라며 “어디서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고 열이 새어나가는지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2009년부터 에너지관리팀을 별도 부서로 만들어 공정에 들어가는 에너지 현황과 온실가스 배출을 모니터하고 있다. 공장 관계자는 “내년에 공장을 대대적으로 보수하고 정비할 때 파이프라인의 길이를 줄이고 보강재를 붙이는 등 시설을 개선해 열 손실을 더 줄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한 에쓰오일은 버려지는 폐열을 재활용하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지에스(GS)칼텍스 등의 정유공장이나 발전소에서 도입하고 있는 폐열회수시스템(MVR)도 내년까지 공장에 설치할 계획이다. 버려지는 열에 기계적인 압력을 가해‘중압스팀’으로 다시 만드는 설비다. 에쓰오일은 이 시스템으로 시간당 87만t의 스팀을 생산해, 연간 200억원의 연료비를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폐열 재활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08년부터 온산공장 근처에 있는 엘에스(LS)니꼬동제련의 폐열 스팀을 1년에 50만톤씩 저가에 구매해 공급받고 있다. 공장 관계자는 “엘에스니꼬의 경우, 제련 과정에서 그대로 배출하는 폐열을 팔고, 우리는 스팀을 저렴한 가격에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연간 150억원의 비용을 절감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전사적 에너지 사용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및 공정 개선 등으로 약 2.5%의 효율 개선을 달성했고, 약 3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기업들도 폐열을 재활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역시 울산 석유화학단지 내 석유화학공장에서 다른 공장의 폐열을 공급받아 비용을 줄이고 있다. 최근 쌍용양회 등 시멘트 회사들이 폐열을 전기로 바꾸는 폐열 발전소 사업에 뛰어들거나 검토중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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