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여유분 비상수치 이하
한전 “발전소 정비중…절전 동참”
한전 “발전소 정비중…절전 동참”
7일 오후 1시35분께 여유 전력을 나타내는 전력예비력이 350만㎾를 기록했다. 한국전력은 “400만㎾ 미만 13시35분부 ‘관심’단계, 전기사용 자제 바랍니다”라는 문자를 긴급히 발송했다. 전력거래소와 지식경제부 등 전력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날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육박한 가운데 전력예비력은 비상조치인 ‘관심’단계가 발령되는 400만㎾ 아래로 떨어졌다. 예비력이 24만㎾까지 내려갔던 지난해 9월 정전대란 이후 400만㎾ 아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정전대란을 제외하면 사실상 처음이다.
지식경제부는 바로 비상조처를 실시했다. 관심단계에서는 전기 품질에 영향을 안 주는 범위에서 공급전력의 사용전압을 낮춰 전력수요를 줄이고, 텔레비전·인터넷 등을 통해 대국민 긴급절전을 요청한다. 관심단계보다 예비력이 떨어지면 ‘주의’(300만㎾ 이하), ‘경계’(200만㎾ 이하), ‘심각’(100만㎾ 이하) 단계가 차례로 발령된다. 이관섭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은 “한국전력이 전압 하향 조정 조처를 해 70만㎾ 전력을 확보했다”며 “300만㎾ 아래로 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력수급 불안은 애초에 예상된 것이었다. 오전 11시께 방송기자클럽 간담회에 참석한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오늘 오후 2시께 예비전력이 300만㎾대로 내려갈 수 있어 비상조치가 취해질 수 있는데 절전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최대 공급능력은 6690만㎾로 예상됐지만 무더위와 함께 최대 전력수요가 2시42분께 6366만㎾(예비력 316만kW)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300만㎾대를 유지하던 전력예비력은 오후 5시가 넘어서야 400만㎾를 넘어섰다.
당분간 이런 비상상황은 자주 발생할 전망이다. 여름철 전력공급에 대비한 발전소들의 정비가 6월 말에 끝나기 때문이다. 보령화력 1·2호기, 고리원전 1호기 등 고장으로 정지된 발전소까지 포함하면 최소 809만㎾, 최대 1366만㎾의 전력공급이 6월에 차질을 빚는다. 지경부 관계자는 “정비·고장으로 가동하지 않는 발전소들이 다시 가동하는 6월 말에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들의 절전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지경부는 오는 21일 오후 2시부터 20분 동안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훈련경보가 발령되면 가정·상가·산업체는 자발적인 절전, 공공기관은 실제 단전하는 내용으로 정전 상황을 가정하는 훈련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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