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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벌써 ‘블랙아웃’ 문턱

등록 2012-06-19 20:54수정 2012-06-19 22:47

여유전력 올 두번째 경고등
21일 오후 2시 ‘정전 국민훈련’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33.5도까지 오른 19일 오후 2시5분, 여유 전력을 나타내는 전력예비력이 397만㎾를 기록했다. 이날 기온은 2000년 이후 6월 날씨로는 가장 높았다.

정부는 전력예비력이 400만㎾ 아래로 떨어지면 전력 비상조처 ‘관심’ 단계를 발령하는데, 올해 들어서만 벌써 두번째다. 400만㎾ 아래부터는 100만㎾ 단위로 ‘주의’, ‘경계’, ‘심각’ 경고를 발령하고 단계별로 강화된 비상조처를 취하게 된다. 다행히 이날 300만㎾대로 떨어진 전력예비력은 곧바로 400만㎾ 위로 올라섰고, 이에 정부는 비상조처 ‘관심’ 단계를 발령하지 않은 채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정전 대란(9월)을 겪은 지난해에도 6월 중 전력예비력이 ‘관심’ 단계에 이른 적은 없었다. 올해는 초여름이 시작된 지난 7일 330만㎾를 기록한 데 이어, 12일 410만㎾, 18일 400만㎾, 19일 397만㎾로 비상단계 문턱에서 자주 턱걸이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요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8월 중순께 대규모 정전 사태가 재현되거나, 순환 단전 등 극단적인 전력대책이 시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급 불안의 주원인으로는 우선 공급 부족이 꼽힌다. 현재 보령 2호기, 삼천포 2호기 등 대규모 화력발전소와,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 등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을 중지하고 정비·수리를 받고 있다. 정승일 지식경제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이들 발전소는 전력수요가 최고조에 오르는 여름철을 앞두고 예방 정비를 하고 있으며, 7·8월 중에 이 발전소가 전력 생산을 재개하면 생산량이 800만㎾까지 늘게 된다”고 말했다. 공급량은 줄어든 반면 때이른 더위로 냉방 수요가 예측량을 웃돌아 턱걸이 수급이 반복되는 것이다.

올여름 ‘정전 대란’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정한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여름 수요에 맞춰 발전 설비를 정비하지만 월성 1호기 등 예상치 못한 고장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으며, 갈수록 기후변화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며 “6월 초에 비상상태에 들어가는 건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예상치 못한 상황이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재철 숭실대 전기공학부 교수 역시 “(수리중인) 월성 1호기가 원래 5월부터 가동 예정이었는데, 6월에도 가동을 못하고 7월로 연기됐다”고 우려했다. 현재 수리중인 모든 발전소가 정부 계획대로 7월부터 가동되더라도, 예상 전력예비력은 수요 증가를 고려할 때 150만㎾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전력사용량이 예측 수요를 조금이라도 초과하거나 수리 및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면 정전 공포가 현실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승일 정책관은 “전력수요 피크시간대인 오후 2시께 일시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의 수요관리를 실시하면 200만㎾ 정도의 수요를 줄일 수 있다. ‘7말8초’에 집중된 여름휴가 나눠쓰기 등을 통해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산업연구원의 고동수 박사도 “당장 공급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수요관리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밖에 없다. 전기요금을 인상해 일반 소비자의 경각심을 높이고, 피크시간대의 전기요금만 인상하는 등 차등요금제를 도입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정전 상황에 대비한 국민 대응 훈련까지 준비하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소방방재청 등은 21일 오후 2시부터 20분 동안 전국적으로 민방위훈련 방식의 정전 대비 위기대응 훈련을 할 예정이다. 오후 2시께 예비전력이 200만㎾ 미만으로 떨어지는 ‘경계 단계’가 발령돼 사이렌이 울리면 시민들은 가정과 직장, 기업에서 냉방기·조명 같은 불요불급한 전원을 차단하고, 승강기 탑승을 자제하는 방식으로 정전 사태에 대비하는 방식이다. 이어 2시10분께 ‘심각 단계’ 상황이 설정되면 대규모 정전을 막기 위한 계획단전이 시행된다. 비상발전기를 갖춘 각 기관이나 시설은 발전기를 가동하고, 시민들은 전원 기기의 플러그를 뽑아야 한다. 훈련경보는 오후 2시20분께 해제된다.

노현웅 최현준 박기용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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