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수입품 점검…15개는 값 내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발효 뒤 미국과 유럽에서 수입되는 주요 품목의 3분의 1가량은 수입관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 가격은 내리지 않거나 오히려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유럽산 제품의 가격인하율은 관세인하율보다 높은 반면 미국산의 가격인하율은 관세인하율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관세가 철폐되거나 인하된 수입 품목 중 소비량이 많고 인지도가 높은 22개 품목을 대상으로 소비자 가격 동향을 점검한 결과, 15개 품목의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소비자가격이 내린 15개 품목의 평균 가격인하율은 12.9%로, 평균 관세인하율(14.7%)에 못 미쳤다. 나머지 7개 품목의 가격은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올랐다.
지역별로 보면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관련 품목은 9개 중 6개의 소비자가격이 하락했다. 가격이 인하된 전기다리미, 전기면도기, 프라이팬, 와인, 유모차, 승용차의 평균 가격인하율은 12%로, 평균 관세인하율 8.2%를 웃돌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관련 품목은 13개 중 9개의 가격이 하락했다. 값이 내린 오렌지, 체리, 오렌지주스, 포도주스, 아몬드, 승용차, 냉장고, 와인, 스위트콘의 평균 가격인하율은 13.4%로, 평균 관세인하율 18.5%에 못 미쳤다.
미국산 수입품의 가격인하율이 관세인하율보다 낮은 데는 주스 원액 등처럼 관세인하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농산물이 분석 대상에 포함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유럽에서 수입하는 위스키, 샴푸, 전동 칫솔 등 3개 품목과 미국에서 주로 수입하는 맥주, 호두, 샴푸, 치약 등 4개 품목(일부 유럽산과 중복)은 가격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인하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올린 이유로는 전동 칫솔의 경우 제품 업그레이드(격상)와 원자재가격 상승이, 호두는 작황 부진이 각각 꼽혔다.
공정위의 최무진 소비자정책과장은 “전반적으로 협정 체결에 따른 국내 소비자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은 체결된 지 1년이 지난 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3개월밖에 안돼 앞으로 시간이 좀 더 지나면 가격인하 효과가 추가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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