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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화물차 운전자 ‘우울증’ 일반인 4배

등록 2012-06-27 20:17수정 2012-06-27 22:13

녹색병원 2009년 실태조사 결과
중증이상 25%, 경증포함은 53%
열악한 작업환경·경제상황 원인
장시간 운전과 불규칙한 수면에 시달리는 화물차 운전자들의 정신 건강 상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녹색병원이 2009년 내놓은 ‘화물 노동자 안전보건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화물차 운전자들의 절반 이상이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름값이 큰 폭으로 뛰고 화물차 등록대수가 늘어나는 등 운전자들의 경제적 여건이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운전자들의 정신건강 지수는 3년새 더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녹색병원 산업안전연구원이 2009년 3월 화물차 운전자 8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431명(52.7%)의 화물차 운전자가 ‘경증’ 이상의 우울증 증세를 가지고 있었다. 전문의와의 상담 등 치료가 요구되는 ‘중증’ 이상의 우울증 증세를 가진 운전자도 204명(24.9%)에 달했다. 2011년 보건복지부의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우리나라 국민 우울증 유병율(평균 6.7%)의 4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수면 장애와 고위험성 스트레스의 비율 역시 일반인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주간에 졸음을 느끼거나, 쉽게 잠 들지 못하는 수면장애를 가진 운전자가 335명(4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고위험군 스트레스 지수를 보이는 운전자도 214명(26.1%)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화물연대 내부 정책자료로 이용됐으며, 이번에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됐다.

이같은 정신질환 비율은 열악한 작업 환경과 고립감, 경제적 어려움 등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 조사를 총괄했던 녹색병원 산업안전연구원의 윤간우 직업환경의학과장(전문의)은 “잦은 야간 운행과 불규칙한 생활 리듬, 경제적 어려움 탓에 당시 화물차 운전자들의 정신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특히 하루종일 좁은 차 안에서 머물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를 가지지 못해 고립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피로 누적이 사고 위험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차량이용 100만대 당 교통사고 건수를 보면 일반 승용차는 2.1건인데 비해, 화물차는 7.5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차량이용 1000만대 당 사망자수는 승용차 1.5명에 비해 8배 이상 높은 12.6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화물차 운전자들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 교통사고 비율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녹색병원 보고서를 보면, 수면장애를 겪지 않은 화물차 운전자 가운데 1년 사이 교통사고를 경험한 비율은 22.7%에 머물렀지만, 심각한 수면장애를 가진 운전자 가운데에는 26.2%가 교통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윤 노동건강연대 정책국장은 “적정한 수입이 보장된다면 운전자들이 이렇게 건강까지 해쳐가며 장시간 운전을 감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운전자 개개인의 건강권과 도로 교통의 안전성 측면에서도 지금 같은 상황을 방치할 수는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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