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장 0.04% ‘최저’
삼성 이건희 회장 0.52% 그쳐
계열사 보유 지분율은
1년새 2.23%p 늘어 55.73%
총수 지배력은 더 커져
삼성 이건희 회장 0.52% 그쳐
계열사 보유 지분율은
1년새 2.23%p 늘어 55.73%
총수 지배력은 더 커져
공정위 ‘기업집단 소유현황’ 공개
국내 상위 10대 재벌 총수들의 평균 지분율이 사상 처음으로 1% 밑으로 떨어졌지만 총수일가와 계열사 지분을 합친 내부지분율은 50% 후반대로 높아지며 재벌의 소유-지배 간 괴리가 더욱 커졌다.
이에 따라 올해 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의 재벌개혁 목소리가 더 커질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의 주식소유 현황을 공개하면서, 삼성·현대차 등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재벌 총수의 평균 지분율은 올해 4월 현재 0.94%로, 지난해에 비해 0.16%포인트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총수 지분율은 1990년 5.1%를 기록한 이후 계속 낮아지다가, 최근 5년 동안 1% 초반대를 유지해왔다. 반면 10대 재벌의 내부지분율은 55.73%로, 한해 전보다 2.23%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1990년 56.2%를 기록한 이후 22년만에 최고치다. 재벌총수들은 지분 감소에도 불구하고 계열사 지분의 증가로 지배력을 더 키워, 소유-지배 간 괴리가 더 심해졌다.
10대 재벌 중에서 지분율이 가장 적은 총수는 에스케이(SK)의 최태원 회장으로 0.04%에 불과했다. 재계 1위인 삼성의 이건희 회장도 0.52%에 그쳤다.
총수를 두고 있으면서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인 43개 재벌의 내부지분율은 56.1%로, 지난해보다 1.9%포인트 증가했다. 총수 지분율은 2.13%로 지난해보다 0.1%포인트 감소한 반면 계열사의 지분은 49.6%로 2.2%포인트 증가했다. 43개 재벌에 속한 1565개의 계열사 중에서 총수 주식이 단 한 주도 없는 회사가 86.2%(1349개)에 달했다. 공정위의 정중원 경쟁정책국장은 “총수의 지분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체 내부지분율이 증가해 소유-지배 괴리현상이 심해지면, 총수의 사익추구와 중소기업 영역 잠식의 위험성이 상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총수가 있는 43개 재벌 중에서 29개는 금융보험 계열사(139개)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그룹을 제외하면 삼성(11개), 롯데(10개), 동부(10개) 등이 금융보험 계열사를 많이 갖고 있었다.
이들 재벌 소속 금융보험사 중에서 60개는 고객 돈을 이용해 다른 계열사(149개)의 지분을 평균 23.82%씩 갖고 있었다. 한 예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지분을 각각 6.5%, 4.7% 갖고 있다.
공정위는 또 재벌의 복잡한 출자현황을 한 장의 그림에 일목요연하게 그린 ‘지분도’를 처음 공개했다.
총수가 있는 43개 재벌의 소유구조는 수평형·방사형 출자가 다수 포함돼 평균 출자단계가 4.4단계에 달했다. 특히 계열사 간 순환출자를 하는 재벌이 삼성, 현대차 등 15곳이나 됐다. 반면 총수가 없는 20개 기업집단(공기업 집단 포함)은 출자단계가 1.8단계에 불과할 정도로 소유구조가 간단했다.
총수가 있는 43개 재벌의 상장 계열사는 230개로 전체의 14.7%를 차지했다. 이들 재벌 상장사의 기관투자자(17.8%)와 외국인투자자(16.2%)의 지분 합계는 34%로 재벌의 내부지분율(40.1%)보다 작아 견제가 힘든 구조로 나타났다.
경제개혁연구소의 위평량 연구위원은 여야 정치권의 재벌개혁 관련 입법 추진과 관련해 “총수가 쥐꼬리 같은 지분만으로 재벌 전체를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총수의 경영 전횡을 막기 위해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견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총수가 금융 계열사의 고객 돈을 이용해 지배권을 유지·확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금산분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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