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에 지어진 주상복합아파트 펜트라하우스의 분양홍보 펼침막이 아파트 입구에 걸려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마포 주상복합 ‘펜트라우스’
주민에 840억 이익금 청사진
부동산 침체에 미분양 직격탄
개발 보상가 비율 낮추기 나서
“LH, 400억 손실 책임져라”
주민들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
주민에 840억 이익금 청사진
부동산 침체에 미분양 직격탄
개발 보상가 비율 낮추기 나서
“LH, 400억 손실 책임져라”
주민들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중대형 주상복합을 짓는 서울 도심 재개발 사업에 의욕적으로 나섰다가 미분양 사태로 주민들과 손실 책임을 둘러싼 다툼에 휘말렸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경기 침체로 인한 ‘투자 실패’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애초 공기업이 서민 주거안정 취지에 맞지 않는 사업에 무리하게 뛰어들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부동산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 마포구 공덕동 주상복합 아파트 ‘펜트라우스’에 지난해 6월부터 입주한 주민 40여명은 최근 사업자인 엘에이치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지난달 공람 공고를 마친 관리처분계획(조합원 자산평가 및 주택 배정·정산) 변경안에 반대하면서 엘에이치가 약 400억원의 사업 손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18-2 일대 ‘마포로 제1구역 5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지난 2004년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재개발을 따로 추진하던 조합이 다른 재개발 사업장이 부정과 비리로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을 보고 엘에이치의 전신인 대한주택공사를 시행자로 선정,사업을 맡기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 곳은 토지 등 소유자가 사업에 참여하고 시행자는 실제 투입된 사업비만 정산하고 개발 이익을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주민참여형 원가정산 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주공은 이 곳에 지상 21층 주상복합 4개동(아파트 476가구)과 오피스텔 1개동을 짓기로 하고 3년간의 공사 끝에 지난해 완공했다.
지난 2009년 12월 엘에이치가 ‘펜트라우스’ 263채의 일반 분양에 나설 때까지만 해도 공사는 펜트라우스 분양 이익금 약 840억원을 주민들에게 돌려준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부동산경기 침체로 대량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사업계획은 ‘잿빛’으로 돌변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엘에이치는 분양가격을 3차례에 걸쳐 평균 24%까지 내리는 등 할인판매에 들어갔지만 입주한 지 1년을 넘긴 현재까지 중대형 80여가구(약 800억원)가 빈집으로 남아 있다.
주민들은 엘에이치가 최근 마포구청에 제출한 관리처분계획 변경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 비상대책위원회 최 아무개씨는 “관리처분계획 변경안은 비례율(주민 자산평가액 대비 개발 보상가액의 비율)을 161%에서 135%로 낮추면서 400억원의 손실을 주민들에게 떠넘긴 채 엘에이치가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것”이라면서 “사업을 망친 엘에이치가 손실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114㎡에 입주한 최씨의 경우 135%로 떨어진 비례율에 따르면 애초 관리처분계획 안보다 1억2000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금융위기 이전 위험수위로 치닫던 부동산가격 거품을 도외시한 채 공기업과 토지주들이 ‘대박’을 노리고 무모한 개발사업에 나선 게 화를 불렀다고 본다. 서민과 중산층이 거주하는 마포지역에 전용면적 84~152㎡ 중대형 주상복합을 짓고 3.3㎡당 평균 2365만원의 고분양가를 책정한 것도 미분양 몸살을 앓게 된 또다른 원인이다. 박원갑 케이비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이번 사태는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빠지면서 대형 주상복합이 몰락한 게 1차적 원인이지만 따져보면 엘에이치가 서민 주거안정과는 동떨어진 재개발 사업에 덜컥 뛰어든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도시환경정비사업
토지의 효율적 이용과 도시기능 회복이 필요한 지역에서 도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도심 재개발 사업을 뜻한다. 도시및주거환경 정비법은 엘에이치 등 공기업이 정비사업 시행자로 나서는 경우 조합을 구성하지 않고 주민대표회의와 협의해 사업을 추진하도록 돼 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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