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돌연 인수 포기
롯데 하룻만에 우선협상자에
주당 8만원 초반대로 이견 좁혀
유통 시너지 기대감 주가 급등
롯데 하룻만에 우선협상자에
주당 8만원 초반대로 이견 좁혀
유통 시너지 기대감 주가 급등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던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롯데가 결국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예상을 깨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사모펀드 엠비케이(MBK)파트너스가 돌연 인수 포기를 선언하자, 애초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롯데 쪽으로 공이 다시 넘어온 것이다.
■ 엠비케이 포기 뒤 하루 만에 롯데로 롯데그룹은 4일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하이마트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었다”며 “추가협상을 거쳐 조만간 최종 인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엠비케이파트너스가 인수 포기를 최종 확정할 때만 해도 하이마트 매각 작업이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매각주관사인 시티글로벌마켓증권이 3일 밤 롯데쇼핑과 접촉해 밤샘 협상 끝에 대략적인 인수조건과 가격 등에 의견 접근을 이뤘고, 4일 오전 11시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확인하는 공문이 롯데 쪽에 전달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하이마트는 시너지 효과가 나는 탐나는 매물이고, 매각하는 쪽에서도 우리한테 팔기를 원해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며 전격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진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 쪽에서는 본입찰 때 보수적 ‘베팅’으로 엠비케이파트너스에 밀렸던 롯데쇼핑이 당시보다 조금 높은 주당 8만원 초반대를 제시하면서 하이마트 대주주 쪽과의 이견을 좁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롯데, 가전유통까지 장악해 시너지 기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주력 사업군의 성장 정체에 직면해 있는 롯데쇼핑으로선 가전유통업계 1위인 하이마트 인수에 성공하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또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롯데가 가전유통에서도 독보적 지위를 확보하면서 관련 업계의 지각변동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 하이마트 점포는 314개로, 롯데쇼핑의 롯데마트 96개와 롯데슈퍼 431개 등 520여개의 점포를 합하면 롯데쇼핑이 국내에서 운영하는 점포는 840개가 넘는다. 국내 매출로 보면 지난해 롯데마트가 6조9000억원, 하이마트는 3조4000억원을 기록해, 두 회사의 매출을 합하면 10조원을 넘겨 업계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13조8000억원)를 위협하게 된다. 특히 제조사를 상대로 가전제품 구매력이 높아져 마진율을 더 올릴 수 있고, 기존 하이마트 매장에 가전제품뿐 아니라 롯데마트가 취급하는 다른 상품들을 배치해 새로운 매장 형태를 시도해 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롯데마트가 최근 12개까지 늘린 마트 내부 디지털 매장인 ‘디지털파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시장에서도 하이마트가 롯데에 인수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이날 하이마트 주가는 11.15%나 급등했다.
하이마트가 롯데쇼핑의 품에 안길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난 2일 전자랜드 인수를 포기한 이마트의 향후 움직임도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이마트의 전자랜드 인수 협상 중단을 놓고, 롯데쇼핑이 하이마트 인수 본입찰에서 탈락해 견제의 필요성이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돌았다. 하지만 이틀 만에 상황이 반전되면서 이마트로선 전략 수정을 고민해야 할 처지가 됐다.
롯데쇼핑이 참여하고 있는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시장에선 뒤늦게 교원그룹까지 가세해 5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웅진코웨이 인수전에서 롯데쇼핑이 전력을 다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롯데그룹 관계자는 “하이마트와 웅진코웨이 둘 다 관심이 있고, 인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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