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ℓ당 100원 낮게” 정책 목표 가뭇…가격 인하 효과 논란
지난해 말 출범했던 알뜰주유소는 5일 현재 전국에 623개가 운영되고 있다. 정부의 도입 취지대로 알뜰주유소가 기름값 인하에 효과를 내고 있을까? 평균 가격에서는 일반 주유소보다 ℓ당 10~30원 사이 낮은 가격을 나타내고 있지만, ‘알뜰주유소 효과’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5일 지식경제부의 주유소 유형별 평균 가격 비교 자료를 보면, 알뜰주유소의 4~7월 사이 ℓ당 평균 휘발유 가격(월별)은 전국 평균 주유소 가격보다 약 25원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유사 상표를 달지 않은 ‘무폴’ 주유소보다는 평균 1~2원 낮았고, 알뜰 주유소가 비싼 곳도 더러 있었다.
지난 달 31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이채익 의원(새누리당)은 “전국 15개 광역시도(제주도 제외) 가운데 10곳에서 알뜰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이 무폴 주유소보다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지경부는 “접근성이 제한되고, 경쟁이 적은 고속도로 알뜰주유소를 제외한 177개 자영 알뜰주유소의 경우, 무폴 주유소보다 12~27원 정도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지에스(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로부터 ℓ당 30~40원 저렴하게 공급받고, 최근 삼성토탈까지 공급사로 추가된 데 견줘, 실제 가격 인하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지경부는 기름 공급가격을 낮추고, 셀프주유소 전환·사은품 폐지·할인카드 혜택 등을 병행해 최대 100원까지 가격을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주유소 업계에서는 “알뜰주유소가 기름을 싸게 공급받고 소비자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이익만 챙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지난달 24일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국민세금이 투입됐지만, 실제 인하효과는 없고 주유소들 경쟁만 시킨다”며 “알뜰주유소 정책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오는 27일 동맹휴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일부 주유소 단계에서의 초과 마진을 방지하고 저렴한 공급가격이 소비자 판매가격으로 계속 연결될 수 있도록, 공급 및 판매 가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경부는 8월 중 기존 정유사의 공급가격을 공개하는 것처럼 석유공사의 알뜰주유소에 대한 주간 평균 공급가격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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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개장한 고속도로 휴게소 알뜰주유소 1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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