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부진 속 폐지 뒤늦게 드러나
시장진흥원 “G마켓·옥션 부실운영”
업체쪽 “상인교육 열심…억울” 공방
일각선 “양쪽 모두 법적조치 해야”
시장진흥원 “G마켓·옥션 부실운영”
업체쪽 “상인교육 열심…억울” 공방
일각선 “양쪽 모두 법적조치 해야”
미국의 온라인 경매업체인 이베이의 자회사인 지(G)마켓과 옥션이 위탁 운영하던 온라인 전통상품관 사업이 부실 운영 논란 속에 폐지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한 이 사업엔 30여억원의 나랏돈이 지원된 터라, 논란이 예상된다.
6일 시장경영진흥원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이 추진하는 온라인 전통시장 상품관 사업의 정부 쪽 사업운영 주체였던 시장경영진흥원은 지마켓·옥션과 맺은 온라인 상품관 위탁 운영 계약을 지난 3월 중도 해지하고, 예산이 지원된 기자재 등을 전부 회수했다. 이처럼 사업이 중도에 좌초된 배경엔 실적 부진이 자리잡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지난 2010년 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한다는 목표로 온라인 마켓의 강자인 지마켓과 옥션 안에 온라인 상품관인 ‘전통시장관’을 개설했다. 정부가 해마다 13억~16억원의 운영비(콘텐츠 제작·상품관리비 등)를 대고, 시장관 운영은 지마켓과 옥션이 맡는 방식이었다.
겉으로 드러난 실적은 괜찮은 편이었다. 사업 첫 해인 2010년 두 업체를 합쳐 거래건수는 76만건, 매출은 357억9400여만원에 이르렀다. 문제는 매출의 성격이었다. 전통시장관의 매출 대부분을 온갖 잡화를 판매하는 기존 온라인 상인들이 올린 것이다. 이에 시장경영진흥원은 두 업체를 상대로 새로 입점하는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관심과 지원을 집중해 달라고 요구를 했고, 기존 잡화상들이 전통시장관에서 빠져나가면서 2011년부터 전통시장관 전체 매출은 급감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 2월까지 실적을 보면, 거래건수는 6만여건, 매출은 18억여원뿐이었다.
시장경영진흥원은 이런 실적 부진을 지마켓과 옥션의 무성의한 운영 태도 탓으로 돌린다. 실제로 전통시장 상인들에 대한 교육 비용을 국고로 보조했음에도, 온라인 마켓 운영 교육은 최초 2회 4시간에 불과했다. 일반 상품관에 신규 입점하는 상인들에게 6시간 교육을 실시하는 것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게다가 기존 온라인 상인들을 그대로 방치해 ‘전통시장관’이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는 데도 실패했다는 게 시장경영진흥원 쪽 주장이다.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영진흥원이 2010년과 2011년 전통시장관에 신규 입점한 상인 1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통시장관에 입점한 게 매출에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81%나 됐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지마켓과 옥션이 외국계 업체들이기 때문에 국내 여론을 생각해 전통시장관을 맡았지만 운영 자체에 노력하는 모습은 아니었고, 그러다보니 아직까지는 전통시장 상인들이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 여건은 만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마켓·옥션 쪽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마켓 관계자는 “2년 전에 중소기업청이 먼저 제안한 사업으로 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진행을 했다”며 “시간 내기 어려운 상인들을 위해 321회나 파견 나가 현장 교육을 했고 별도로 교육자료를 만들어 심도있게 교육을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중소기업청·시장경영진흥원과 지마켓·옥션 양쪽 모두 잘못을 저질렀다는 지적도 있다.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은 “국내 오픈마켓 업체도 아닌 외국계 이베이코리아를 단독으로 선정하고 사후 관리도 제대로 못한 것은 문제”라며 “사업 위탁 후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하지 못한 중소기업청의 자체 감사와 이베이코리아에 대한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현웅 권오성 기자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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