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 급전운영팀 직원들이 다음날 전력수요예측을 위해 회의를 하고 있다. 전력거래소 제공
전력거래소 가보니
기온과 냉방수요 ‘예측 최대 변수’
경제상황·휴가 복귀까지 살펴야
오차율 0.7%p 따라 49만㎾‘들썩’
기온과 냉방수요 ‘예측 최대 변수’
경제상황·휴가 복귀까지 살펴야
오차율 0.7%p 따라 49만㎾‘들썩’
“날씨는 어떻게 되죠?”, “휴가 다녀오는 사람들 올라오는 추세도 봐야지.”, “공급 능력은 얼마나 돼요?”
책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은 숫자로 빽빽한 서류와 일기 예보 자료, 계산기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선풍기 바람은 사무실의 열기를 쉽게 낮추지 못했다. 지난 11일 찾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전력거래소 4층 중앙전력관제센터 급전운영팀 사무실. 휴가철이 끝나고 전력수요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8월 셋째주를 앞두고 김우선 팀장을 비롯한 4명의 직원들이 주말과 월요일 전력수요를 예측하는 데 골몰해 있었다. 이들은 매일 오후 2시에 모여 다음날 전력수요를 예측하고 전력예보를 작성한다.
매일매일의 전력수요 예측은 날씨, 기업체 조업률, 전력소비 경향, 경제 상황 등 불확실한 변수 및 오차율과 벌이는 싸움이다. 우선 컴퓨터의 단기수요예측프로그램(KSLF·Korea Short term Load forecast)이 이들 변수를 반영해 1차적인 전력수요를 산출한다. 프로그램은 지난해 9·15 정전사태 대책으로 숭실대 산학협력단·위덕대와 함께 개발해 같은해 12월10일부터 사용됐다. 김우선 팀장은 “프로그램의 예측 오차율은 2% 정도로, 미국·캐나다·일본도 이 정도 비율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전력거래소의 오차율 목표는 1.3%다. 이들이 모여 오차범위를 지금보다 0.7%포인트 줄이는 것이다. 소숫점 단위일 뿐지만, 오차율 0.7%포인트에 따라 발전소 1기에 맞먹는 49만㎾ 정도의 수요가 왔다갔다 한다. 올 여름처럼 전력수급이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에서는 수요 예측의 중요성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9월15일 정전사태시 전력거래소의 수요 예측과 실제 전력수요의 오차는 9.9%였다.
올해 처음 ‘주의단계(예비전력 300만㎾미만)가 발령된 지난 6일 전력거래소는 실제 최대 전력수요보다 179만㎾ 낮게 예측했다. 애초 최대 전력수요로 오후 2~3시 7250만㎾를 예상했지만, 그날 오전 10시부터 예상치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이날 전력수급 상황을 쉽게 봤기 때문에, 사전에 계약된 기업체들이 절전에 동참하는 ‘지정기간 수요관리’, ‘주간예고제’도 시행이 안됐다. 수요 예측의 실패는 곧장 위기로 연결된다. 김 팀장은 “휴가자들의 복귀가 예상보다 많았고, 기온도 예상보다 올라가며 냉방 수요가 폭증했다”고 오류를 인정했다.
산업체의 전력소비는 조업률을 기준으로 거의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기온과 냉방 수요라는 설명이다. 냉방 수요는 최대 전력수요의 21%(1500만㎾)를 차지한다. 전력거래소는 기상청의 오전 11시 예보를 기준으로 오후에 회의를 하고 오후 5시, 밤 11시 기상청의 예보에 따라 예측을 수정한다. 김 팀장은 “보통 기온이 섭씨 1도 상승하면 150만~200만㎾가 올라간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전력수요 예측은 7270만㎾였지만 실제 최대 전력수요는 7029만㎾로 241만㎾의 차이가 있었다. 그는 “기온 하나만으로 예측할 수 없다”며 “기압골에 따라 습도가 높은지, 바람이 부는지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냉방 수요 예측은 더 어렵다. 김 팀장은 “고속도로 통행량까지 살펴서 휴가자 복귀를 파악하지만, 자영업자, 개인 가정의 휴가 여부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프로그램의 예측에 더해 최근 5~6일의 수요 실적, 요일별 특성 등을 분석해 오차를 줄여나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 팀장은 “예측을 하더라도 결국 냉방 수요에 따라 전력 상황이 좌우된다”고 말했다. 변수는 많고 예측은 어렵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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