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재계약때 4357만원 더 줘야”
서울 전셋값 2년새 18%나 뛰어
경기 23%↑…서민 가계부담 가중
가락시영·강남4구 재건축 이주에
‘전세시장 불안’ 우려 점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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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영·강남4구 재건축 이주에
‘전세시장 불안’ 우려 점점 커져
경기 하남시 신장동 전용면적 84㎡형 방 3개짜리 아파트에 전세로 사는 정아무개씨는 요즘 금융권이 취급하는 전세금 대출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오는 9월 재계약을 앞두고 집주인이 현재 1억9000만원인 전세금을 2억3000만원으로 한꺼번에 4000만원 올리겠다고 통보해왔으나 수중에 가진 돈이 없기 때문이다.
정씨는 “주변 지역의 시세를 알아봤지만 모두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 있어 깜짝 놀랐다”면서 “대출을 받아서라도 전세금을 올려주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가을 이사철 전후에 재계약을 앞둔 수도권 전세 세입자들이 뛰어오른 전셋값으로 고심하고 있다. 올들어 최근까지 통계로 나타난 전셋값 변동률은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해 전셋값이 사상 유례없이 급등한 탓에 이들 세입자들은 2년 전 계약 당시보다 대폭 오른 전세금을 한꺼번에 감당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이런 현실은 케이비(KB)국민은행과 부동산정보업체 등의 주택가격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민은행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서울지역의 아파트 전셋값은 2년 전 같은 달에 견줘 18.2% 급등했고 경기지역은 무려 22.7% 치솟았다. 2년 전 경기도에서 전세금 1억원에 셋집을 구했던 임차인이라면 이번에 평균 2270만원을 올려줘야 하는 상황이 닥친 셈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 조사에선, 서울지역에서 전세기간 만료를 앞둔 세입자들이 올가을 같은 집을 재계약하면 평균 4357만원의 추가 비용을 들여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시장에서는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의 대규모 재건축 이주에 따른 여파를 주목하고 있다. 국내 재건축 사상 최대규모인 총 5436가구의 가락시영아파트 주민들이 이달부터 11월까지 순차적으로 이주할 예정이어서, 주변 전세시장에 연쇄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송파구에선 지난 10일 가락시영 이주가 시작된 이래 가락동과 장지동 일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또 4300가구에 이르는 가락시영 세입자들은 전셋집을 찾아 성남시와 하남시 일대까지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락시영의 전셋값은 대부분 1억원 미만이어서 세입자들이 인근에서는 전셋집를 구하지 못한 채 경기도권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다음달부터는 강동구 상일동 고덕4단지(410가구), 서초구 잠원동 대림(637가구)·반포동 신반포1차(790가구) 등의 재건축 이주가 예정된 것도 전세시장의 불안 요인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가락시영을 포함해 하반기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재건축 이주 수요가 7300가구에 이르러 전셋값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서울시가 이주 시기를 분산하는 등의 조처를 시행하고 있지만 국지적인 전셋값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재건축 이주 규모와 연내 수도권 입주예정 아파트 물량(6만5000여가구) 등을 고려볼 때 서울·수도권 전체의 전세가격 상승폭은 지난해처럼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정부는 전세난에 대비한 시장 감시에 나섰다. 국토해양부는 재건축 이주로 인한 서울과 새도시 일대의 전세불안 우려에 따라 서울시, 송파구와 함께 재건축 이주 대응 테스크포스팀을 구성, 매주 현장을 점검하는 등 전월세 시장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기로 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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