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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전체 원전사고 20% 차지 ‘오명’
2005년엔 조사방식 바꿔 ‘연명’

등록 2012-08-22 20:52수정 2012-08-23 09:27

고리1호기 위한 ‘안전기준 완화’ 의혹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위원장 강창순)가 행정예고한 ‘원자로 압력용기 감시시험 기준’ 개정안(<한겨레> 8월22일치 1면)을 두고 고리1호기 수명 연장을 위한 조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2017년 연장 심사를 앞두고 기준을 미리 완화해, 수명 연장의 길을 터준 것 아니냐는 것이다.

고리1호기는 1977년 부산 기장군에 완공된 대한민국 최초의 상업용 원전으로, 설계수명은 30년이다. 2007년 9월30일 정해진 수명을 마친 고리1호기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계속운전 안전성 평가’를 통과하고 10년 동안 연장 가동을 시작했다. 10년의 연장 기간이 마무리되는 2017년 재연장 심사를 받아야 하는 상태다.

가장 오래된 원자로인 고리1호기는 그만큼 고장 건수도 많았다. 현재까지 전체 원전 고장·사고 660건 가운데 129건이 고리1호기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지난 2월에는 고리1호기 안의 비상디젤발전기가 고장을 일으켜 12분 동안이나 전원공급이 중단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더욱이 이런 사실은 한달이나 지난 뒤에 드러났고, 그 여파로 가동이 중지돼 ‘원전 불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런 상황에서도 전력수급 피크를 코앞에 둔 지난 6일부터 고리1호기의 재가동을 시작했다.

고리1호기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수치는 다양하다. 먼저 고리1호기의 가압열충격 기준온도(낮을수록 안전)는 다른 원전에 견줘 턱없이 높은 수치다. 또 원자로가 가동될수록 노후화 현상 등으로 내구도가 낮아져, 1979년 134.73도였던 기준온도가 1999년 142.33도까지 올랐다. 원안위가 정하고 있는 상한선인 149도에 근접한 것이다.

또 재가동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시행된 2005년 6월 조사에서는 기준 위반 수치인 151.2도로 측정되기도 했다. 당시 조사기관은 기존에 사용해 왔던 엄격한 ‘샤르피 충격시험’ 대신, 미국에서 개발한 ‘마스터커브’ 방식으로 조사 방법을 바꿔 126.66도로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두가지 측정법 가운데 어느 쪽이 맞느냐를 두고 당시에도 논란이 일었다. 원안위의 기준 완화 조처는 노후화된 고리1호기의 수명 재연장을 위한 조처라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원안위 관계자는 “최근 미국이 원자로 압력용기 기준을 완화했으며, 그에 따라 우리도 기준 변경을 위한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며 “행정예고 이후로 전문가들과 관계 기관의 의견을 청취해 기준을 바꿀 것이기 때문에, 고리1호기 연장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의 양이원영 탈핵에너지국장은 이에 대해 “미국 핵산업이 여론 변화로 추가 원전을 만들기 어려워지면서 완화된 심사 방식으로 운행을 연장하고 있다”며 “2005년에는 꼼수로 기준을 넘기더니 이번에는 기준 자체를 낮춰준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박홍근 의원도 “원전의 안전규제를 담당해야 할 원안위가 오히려 안전규제를 완화시켜준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행정예고한 감시 기준 개정안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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