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결함’ 뜯어보니
‘가압열충격 온도’ 현 기준치 훌쩍
피폭 영향권 거주 인구만 341만
“후쿠시마보다 위험상황 올수도”
민주 “1호기 안전재점검 촉구결의”
‘가압열충격 온도’ 현 기준치 훌쩍
피폭 영향권 거주 인구만 341만
“후쿠시마보다 위험상황 올수도”
민주 “1호기 안전재점검 촉구결의”
‘고리1호기 일병 구하기’로 의심받고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위원장 강창순) 행정예고에 대한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23일 의원총회를 열어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한 ‘안전 재점검 실시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1977년 완공된 국내 첫 원전인 고리 1호기의 ‘생명 연장’ 논란(<한겨레> 8월22일치 1면)은 1세대 원전들이 줄줄이 설계 수명(30년)에 가까워지고 있는 지금 눈길을 집중시키고 있다.
■ 턱밑까지 찬 취성화 천이온도와 가압열충격 온도
원안위가 가압열충격 온도 기준을 현행 섭씨 149도에서 155.6도로 완화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민주통합당을 중심으로 “고리 1호기의 수명 연장을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원자로 내부 폭발 등 문제가 발생하면 강철로 만든 압력용기(강철로 만들어진 외벽)가 1차로 충격을 막는다. 강철은 고유한 성질로 ‘연성’을 가지고 있어, 단단하면서도 유연하게 충격을 완화해 준다. 그런데 원자로 내부 중성자의 움직임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강철이 유리와 같은 ‘취성’(깨지는 성질)을 띠게 된다. ‘취성화 천이온도’란 강철이 유리와 같은 성질(취성)으로 변하게 되는 온도를 뜻한다. 강철 압력용기가 비상 상황시 살포되는 냉각수 때문에 달궈진 유리벽처럼 바뀐다는 것이다. 고리 1호기는 2005년 검사에서 가압열충격 기준이 152.1도로 측정됐다. 현행 기준을 넘어서는 수치다. ■ 복잡한 배관과 전기 설비, 안전한가
원자로 안에는 두 가지 물길이 있다. 하나는 원자로 열을 흡수하는 물길(1차 계통)이다. 여기에 흐르는 물은 원자로 밖으로 나오지 않고 핵분열에 의한 열을 두번째 물길(2차 계통)에 전달한다. 2차 계통에 흐르는 물은 증기가 돼 터빈을 돌리고 1차 계통을 식혀준 뒤 온배수로 바다에 흘러나온다. 이때 높은 열전도율이 필요하기 때문에, 원자로 안에는 대단히 많은 수로가 설치돼 있다. 1000㎿급 가압형 경수로의 경우, 1만6000개 정도의 세관(얇은 파이프)이 들어차 있을 정도다. 문제는 고온·고압의 냉각수다. 원자로의 열을 받은 냉각수는 150기압, 320도의 상태로 원전 내부를 돌아다닌다. 지름 2.5㎝ 정도에 불과한 세관이 오랜 기간 고온·고압을 견뎌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실제 고리 1호기는 가동 17년 만인 1994년 수백건의 결함이 발견돼 증기발생기를 교체한 바 있다. 얇은 관이 오랜 시간 고온·고압을 견디다 보니 고장이 생긴 것이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탈핵에너지국장은 “냉각재가 흐르고 있는 배관이 파열되면, 높은 압력 탓에 냉각재가 다량 유출될 수 있다”며 “고리 1호기는 노후 원전이어서 이런 위험성이 다른 원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 인구밀도 높은 부산에 위험 방치할 텐가
세계적인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고리원전의 입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다. 고리원전의 경우, 피폭의 직접 영향권인 30㎞ 안에 거주하는 인구만 341만명에 이른다. 그린피스는 “세계에서 이런 인구밀도에 원전을 설치한 곳은 한국과 대만 정도뿐”이라며 “문제가 발생할 경우 후쿠시마 사고보다 훨씬 더 위험한 상황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도시 인근에 있는 위험원을 방치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민주통합당 박홍근 의원은 “경주 등 경남권에 단층 지대가 발견돼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드러난 상황”이라며 “원전 하나에 1170㎞의 배관과 1700㎞의 전기선이 들어서 있는데, 이 정밀한 장치들이 지진 등 외부 충격에서 안전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일종의 신화”라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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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로 안에는 두 가지 물길이 있다. 하나는 원자로 열을 흡수하는 물길(1차 계통)이다. 여기에 흐르는 물은 원자로 밖으로 나오지 않고 핵분열에 의한 열을 두번째 물길(2차 계통)에 전달한다. 2차 계통에 흐르는 물은 증기가 돼 터빈을 돌리고 1차 계통을 식혀준 뒤 온배수로 바다에 흘러나온다. 이때 높은 열전도율이 필요하기 때문에, 원자로 안에는 대단히 많은 수로가 설치돼 있다. 1000㎿급 가압형 경수로의 경우, 1만6000개 정도의 세관(얇은 파이프)이 들어차 있을 정도다. 문제는 고온·고압의 냉각수다. 원자로의 열을 받은 냉각수는 150기압, 320도의 상태로 원전 내부를 돌아다닌다. 지름 2.5㎝ 정도에 불과한 세관이 오랜 기간 고온·고압을 견뎌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실제 고리 1호기는 가동 17년 만인 1994년 수백건의 결함이 발견돼 증기발생기를 교체한 바 있다. 얇은 관이 오랜 시간 고온·고압을 견디다 보니 고장이 생긴 것이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탈핵에너지국장은 “냉각재가 흐르고 있는 배관이 파열되면, 높은 압력 탓에 냉각재가 다량 유출될 수 있다”며 “고리 1호기는 노후 원전이어서 이런 위험성이 다른 원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 인구밀도 높은 부산에 위험 방치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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