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특허전’서 웃은 애플…‘안드로이드 진영’에 공세 고삐
‘삼성 특허전=구글 대리전’ 해석 지배적
삼성 판금땐 애플 시장점유율 확대될 듯
“안드로이드 진영 뭉치는 계기” 전망도
‘삼성 특허전=구글 대리전’ 해석 지배적
삼성 판금땐 애플 시장점유율 확대될 듯
“안드로이드 진영 뭉치는 계기” 전망도
스마트폰 생태계 영향은
“나는 안드로이드를 파괴할 것이다. 그것은 훔친 제품(stolen product)이기 때문이다.”(고 스티브 잡스 애플 전 최고경영자, ‘스티브잡스 자서전’에서) “우리는 고객들을 만족시키려고 제품을 만들지, 경쟁사들이 눈꼴 사납게 베끼라고 만들지 않는다”(케이티 코튼 애플 대변인, 1심 평결 뒤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애플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였던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안드로이드 진영과는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며 적대감을 드러냈다. 애플 경영진은 안드로이드를 만든 구글에 대해 종종 애플의 혁신적인 성과를 훔친 ‘모방꾼’(카피캣·Copy Cat)이라고 조롱했다. 2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지방법원 배심원단이 삼성전자에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손해배상금 1조2000억원가량을 지급해야 한다고 평결하자, 애플은 “도둑질은 옳지 않다”며 삼성을 비웃었다.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전세계에서 벌이고 있는 ‘특허전쟁’은 구글 안드로이드와의 ‘대리전’ 성격을 띤다는 해석이 많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무료로 배포하는 구글과의 직접 소송 대신,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파는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소송을 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대표주자다. 지난 2분기에 팔린 전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가운데 삼성전자 제품 비중은 44%에 이른다. 또한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35%를 차지해, 18%에 그친 애플 판매량의 두배를 기록하며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애플은 특허 침해 평결을 받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20여종에 대해 재판부에 판매금지를 요청할 예정이다. 만일 법원이 애플의 요청을 받아들여 판매금지 명령을 내리면, 삼성전자로서는 시장점유율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갤럭시에스(S)3과 같은 최신 스마트폰은 금지대상에 없지만, 여전히 미국에서 팔리는 모델들을 내놓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은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의 16%가량을 차지하는 가장 큰 시장이다.
미국 정보통신매체 <피시월드>는 “판매금지가 이뤄지면 최소한 일시적으로라도 애플의 시장점유율에 유리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앞으로 다른 업체들은 애플과 덜 비슷한 디자인을 적용해 모바일 업계에 큰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 “삼성도 이미 디자인 전환을 시도하고 있고, 갤럭시에스3과 갤럭시노트가 그 예”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번 소송 결과가 스마트폰 생태계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서기만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애플과 다른 느낌으로 보이도록 디자인을 만드는 일은 어렵지 않다”며 “소송을 진행하면서 ‘바운스백’ 기술을 대체하는 등 기술특허 쟁점도 상당부분 해소돼 특허를 우회하는 건 맘먹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애플 스마트폰 점유율의 합이 85%를 넘으면서 양강구도가 굳어져, 이용자들은 새로운 선택지가 많지 않다. 아이오에스(iOS)와 안드로이드 이외의 운영체제들은 모두 지난 2분기 점유율이 5% 미만으로 떨어졌다. 2010년 3분기까지만 해도 스마트폰 업계 1위를 달리던 노키아의 운영체제 ‘심비안’도 2분기엔 점유율이 4.4%에 그쳤다. 다만 3%대의 점유율에 머물러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모바일 운영체제인 ‘윈도폰’은 향후 애플과 구글의 양자대결에 끼어들 복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피시(PC) 운영체제인 ‘윈도’의 90%에 가까운 점유율을 바탕으로, 엠에스가 올해 안에 피시와 모바일이 연동되는 ‘윈도8’을 내놓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빌 콕스 엠에스 수석관리자는 이날 평결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바로 지금 윈도폰은 매우 잘될 것 같다(looking goooood)”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이번 소송이 애플에 수익과 자존심을 조금은 살려줄 수 있지만, 안드로이드 진영 쪽도 잃는 만큼 얻는 게 있을 것”이라며 “안드로이드 진영 업체들과 이용자들이 애플에 대해 갖는 반감이 커져서 흩어져 있던 안드로이드 진영이 똘똘 뭉치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류 소장은 “이번 평결 결과가 ‘아이오에스 아니면 안드로이드’라는 생각을 확산해, 양강체제를 더욱 고착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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