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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미 법원, 코오롱 아라미드마저…“20년간 판금”

등록 2012-08-31 19:38수정 2012-08-31 22:43

“영업비밀 침해” 듀폰 손들어줘
지방법원이 전세계 판매 막아
코오롱 “항소”…구미공장 생산중단
‘애플 감싸기’ 이은 편파판결 지적
*아라미드 섬유 : 강철보다 5배 강한 차세대섬유

미국의 지방법원이 우리나라 기업의 첨단 섬유 판매를 전세계에 20년간 금지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지방법원은 30억원어치를 수출한 코오롱에 1조원의 배상 판결을 내린 데 이어 이를 근거로 전세계 판매까지 금지시킨 것이다. 미 캘리포니아의 지방법원이 삼성-애플 특허 소송에서 보여준 자국 기업 감싸기 판결과 비슷한 편파적 판결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지방법원의 로버트 페인 판사는 31일(한국시각) “지난 9월 코오롱의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배심원들의 결정에 따라 코오롱의 아라미드 제품인 ‘헤라크론’의 전세계 생산·판매·마케팅을 20년간 금지한다”고 판결했다. 미국 법원의 판결에 따라 코오롱은 이날 바로 구미공장의 아라미드 생산을 중단했다.

아라미드 섬유는 강철보다 5배 강하고, 잘 늘어나지 않으면서 불에 잘 타지도 않아 ‘꿈의 섬유’로 불리는 차세대 소재다. 현재 세계 시장 규모는 연간 1조7000억원(6만t)으로, 듀폰과 일본의 데이진, 코오롱이 생산·판매하고 있다. 코오롱은 세계 시장의 10%(5000t)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이 당황스럽지만 향후 항소심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바로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라미드 섬유를 생산하는 구미공장 라인에는 현재 15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원료 및 제품 공급 등을 담당하는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하면 1000명가량이 일을 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을 둘러싸고 애플-삼성의 특허 재판처럼 공정성과 전문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영업비밀은 특허와 달리 공신력 있는 기관의 명문화된 전례가 없어, 듀폰이 주장하는 149개의 쟁점에 대해 영업비밀에 해당되는지 엄밀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명의 배심원단도 대부분 회사원, 주부들로 관련 기술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 쪽 제프 랜들 변호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듀폰은 소송에 의지해 공정한 경쟁을 막으려 한다”며 “민사재판에서 코오롱에 유리한 증거와 증언의 불공정한 배제, 재판 절차적 오류 등 많은 잘못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듀폰은 2008년 퇴사한 자사 직원들을 코오롱이 컨설턴트로 고용해 영업비밀을 빼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지방법원의 배심원들은 지난해 9월 코오롱에 9억1990만달러(약 1조원)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내린 바 있다.

코오롱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뒤, 최종 판결이 완료되는 대로 항소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은 1~2주 안에 날 전망이다. 신청이 기각된다면 코오롱이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꼽아 키워온 아라미드 섬유 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타격을 입게 된다. 코오롱은 1979년부터 30년간 아라미드 개발·생산을 위해 2000억원을 투자했다. 2006년 1000t이던 생산량은 2010년 5000t으로 늘렸고, 매출액도 1000억원에 육박하며 성장세에 접어들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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