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2년새 1.6배로
사용액도 1.8배로 ‘껑충’
사용액도 1.8배로 ‘껑충’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이 깊어지는 가운데, 고소득자의 신용카드 국외 사용액은 오히려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세청이 홍종학 의원실(민주통합당)에 제출한 ‘신용카드 국외 사용액 규모’를 보면, 지난해 1년간 국외에서 2만달러(약 2200만원) 이상 사용한 개인 신용카드의 누적 사용액은 15억1298만달러로 집계됐다. 2011년 원-달러 평균 환율 1108원을 적용하면 1조6763억에 이르는 금액이다. 국외에서 2만달러 이상 카드를 사용한 인원도 3만1866명이나 됐다.
특히 국외 고액 신용카드 사용자 수는 200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외에서 신용카드를 2만달러 넘게 사용한 사람은 2009년 1만9260명에 그쳤으나, 2010년 2만5813명에 이어, 2011년에는 3만1866명으로 해마다 크게 늘었다. 이들이 사용한 결제 총액 역시 2009년 8억2298만달러에서 2011년 15억1298만달러로 2년새 2배 가까이 뛰었다. 고액 법인카드 사용자(법인)와 사용금액 역시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2009년 2374개 법인에서 2011년 3825개로 늘었으며, 사용액 역시 2009년 4억8080만달러에서 2011년 8억1355만달러로 증가했다.
이런 자료는 ‘외환관리규정’에 의해 국세청 등에 통보된 자료로, 5만달러 이상 사용 구간에 대해서는 신용카드 사용액과 현금 인출액이 합산되고, 2만달러에서 5만달러 사이에서는 현금 인출액만 집계된 수치다. 국세청 등에 보고된 사용액보다 더 많은 금액이 국외에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로 고환율 정책이 추진됐음에도 고액 카드 사용자와 사용액이 꾸준히 증가했다는 것은 부의 쏠림이 얼마나 극심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서민의 삶이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지난해 7월 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영종도 인천공항 출국장이 해외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계속되는 불황에도 지난해 국외 고액 신용카드 사용이 크게 늘어났다. 영종도/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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