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청약에 들어가는 지방 도시 주요 아파트의 분양 성적에 따라 해당 지역 분양시장의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지난 8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광주 유니버시아드 힐스테이트’ 본보기집을 찾은 내방객들이 단지 조형물을 살펴보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현대·롯데·대우건설 등
광주·대구·춘천에 대단지 분양
오늘부터 1·2순위 청약 받아
지방 주택시장 가늠 척도
광주·대구·춘천에 대단지 분양
오늘부터 1·2순위 청약 받아
지방 주택시장 가늠 척도
이번주 광주 및 대구광역시 등 지방 도시에서 청약에 들어가는 ‘간판급’ 아파트 단지들이 주목받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내놓은 이들 단지의 청약 결과가 향후 지방 분양시장의 판도를 예측할 수 있는 시금석으로 부각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광역시를 비롯한 주요 지방 도시들은 수도권과는 달리 그동안 아파트값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소폭이긴 해도 내림세로 돌아서는 등 주택시장 침체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이 가을 성수기를 맞아 야심차게 내놓은 단지들의 청약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업계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광주·대구·춘천에 대형 건설사 출사표
현대건설이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에 내놓은 ‘광주 유니버시아드 힐스테이트’는 13일 1·2순위 청약을 받는다. 이 단지는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선수촌 아파트로, 지난 8일 문을 연 본보기집에 주말 이틀간 1만여명의 인파가 몰려 수요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김종석 분양소장은 “최근 광주시내에서도 미계약 물량이 늘어나는 등 분위기 침체로 걱정을 했으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이 단지를 기다려온 실수요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애초 예상보다 청약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화정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59~101㎡ 3726가구로 이뤄진 광주시내 최대 규모 단지로, 일반분양분이 1044가구에 이른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730만원 선이다.
롯데건설이 강원도 춘천시 온의지구 1블록에 짓는 ‘온의동 롯데캐슬 스카이클래스’도 13일 1·2순위 청약에 들어간다. 이 단지는 춘천시를 포함해 강원도 내 최고층인 33~39층으로, 전용면적 84~154㎡ 993가구 규모다. 경춘선 복선전철 남춘천역이 인접한 역세권 아파트로 춘천 고속터미널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등 춘천의 관문에 위치해 있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760만원이다.
12일 1·2순위 청약에 들어가는 대구광역시 북구 ‘복현 푸르지오’도 눈길을 끄는 단지다. 지난 7일 문을 연 본보기집에 주말 사흘간 약 2만5000명의 방문객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최승일 분양소장은 “중소형 위주 주택형 구성과 주변 신규 공급 아파트에 견줘 저렴한 분양가 책정으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전용면적 59~122㎡로 구성된 ‘대구 복현 푸르지오’는 전용 59~122㎡ 1199가구 중 824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분양가는 3.3㎡당 688만~751만원이다.
■ 실수요자들, 전세에서 매매로?
올해 지방 집값은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꾸준히 올랐다. 케이비(KB)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대구는 올해 들어 8월까지 4.1% 올랐고 광주의 상승률은 3.3%에 이른다. 이밖에 부산 1.3%, 춘천 1.6%로 소폭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주택가격 변동률이 -1.6%를 기록하며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이상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8월 집값 조사에서 부산과 광주가 나란히 0.1%의 하락률을 보이며 반전을 이끌었다. 부산은 3년7개월, 광주는 3년1개월 만에 월간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상반기 내내 약세를 보였던 대전(-0.2%)도 하락폭이 커졌고 광역시 가운데는 대구와 울산만 각각 0.3%의 변동률로 소폭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지방 도시에 신규 공급되는 아파트에 실수요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향후 지방 주택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라고 보고 있다. 특히 이번주에 청약을 받는 광주, 대구, 춘천시내 아파트 단지들은 모두 대형 건설사들이 위치가 좋은 곳에 대단지로 짓는 물량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광주 유니버시아드 힐스테이트’는 오랜만에 도심권에 나온 대단지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청약과 계약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현지 부동산업계에서는 광주시내 아파트의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이 평균 77.1%로 높아 전세 거주자들의 매매 전환 수요가 나타난다면 승산이 있다고 분석한다. 광주의 전셋값 비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다. 대구의 경우 지난해부터 꾸준히 미분양 물량이 줄어들고 집값도 소폭이지만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분양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대구 수요자들이 브랜드보다는 분양가와 품질을 더 중시한다는 게 변수로 꼽힌다.
춘천시는 지난 6월 ㈜현진이 효자동에 공급한 ‘현진에버빌3차’ 440가구(전용 62~125㎡)가 평균 4.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실수요층의 새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롯데건설이 이번에 내놓은 ‘온의동 롯데캐슬 스카이클래스’의 경우 중소형 인기는 높을 것이 확실한 데 반해 전용면적 99~154㎡ 중대형(497가구)의 성적은 미지수라는 게 현지의 평가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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