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6등급·연소득 4500만원 이하>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 연 8.5~12.5%로 전환
한은 1조5천억원 투입…15만명 이자경감 혜택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 연 8.5~12.5%로 전환
한은 1조5천억원 투입…15만명 이자경감 혜택
비싼 대출이자 부담을 지고 있는 영세자영업자의 숨통이 다소 트일 수 있는 길이 생겼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저신용·저소득 영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은행권을 통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전환대출(바꿔드림론) 확대 계획을 13일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경기침체에다 과도한 빚부담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자영업자의 부실 위험을 낮추자는 취지에서 나왔다.
전환대출은 한은이 시중은행의 영세자영업자 전환대출 실적과 연계해 5년 동안 1조5000억원 한도로 총액한도대출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시중은행은 한은의 연 1.5%짜리 총액한도대출을 받아 발생하는 자금조달 비용 절감분을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신용회복기금에 출연해야 한다. 기금은 다시 이를 은행의 전환대출 보증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은행권의 저신용·저소득층 대상 바꿔드림론은 캠코가 ‘부실채권 정리기금’을 운용해 얻은 잉여금 7000억원을 보증재원으로 활용하고, 신용등급 6등급 이하, 연소득 2600만원 미만 등으로 대상을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은의 총액한도대출을 재원으로 실시되는 전환대출은 대상을 영세자영업자로 확대한 셈이다.
이번 방안에 따라 제2금융권이나 등록 대부업체 등에서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을 받은 영세자영업자에게 1인당 3000만원까지 대출해 준다.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이면서 연간 소득이 450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대출 전환 이후 금리는 보증료를 포함해 연 8.5~12.5%가 적용되며, 최장 6년 동안 원리금 균등분할 방식으로 갚는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조처로 평균 40% 수준의 고금리를 부담하는 자영업자의 경우 상환 때까지 최대 1350만원의 이자경감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혜택을 볼 자영업자는 약 15만명일 것으로 추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현재 7조5000억원가량인 총액한도대출 잔액을 9조원 규모로 증액하되 다음달부터 단계적으로 집행하기로 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총액한도대출의 확대에 따른 과잉 유동성 우려에 대해 “여러가지 방식으로 상황에 맞게 유동성을 조절해 전환대출의 확대가 총통화량 증감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쪽은 “대출 용도를 전환대출로 제한한 만큼 가계부채 총량은 증가하지 않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취약한 자영업자의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재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새로운 전환대출 상품은 대상자들의 신용평가정보 정비, 전산시스템 개발 등의 작업을 거쳐 10월 중 출시된다. 각 시중은행 창구와 캠코 신용회복기금에서 상담과 접수 업무를 처리한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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