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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냉각설비 추가하면 설계 근간까지 ‘흔들’

등록 2012-10-08 08:11수정 2012-10-08 10:42

월성1호기 왜 보완 못하나
핵폐기물 많은 캔두형 원전
열교환기 다중화 적용 못해
사고때 안전기기 미작동 우려
원자로 격납 건물도 불안
1차 질의 449건, 2차 질의 234건, 3차 질의 131건, 4차 질의 66건.

월성1호기 수명 연장 논의를 위해 지난해 2월 이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기술원)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계속하고 있는 문답들이다. 언뜻 보기엔 재질의마다 절반 정도씩 문제가 해결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4차 질의 66건 가운데 37건은 1차 질의 때부터 해결되지 않고 있는 내용인데다, 그 가운데는 원자로 안전을 담보하는 쟁점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비상시 냉각계통 열교환기 다중화 문제는 기술원 심사과정에서 월성1호기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치명적 쟁점으로 손꼽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시 원자로의 열을 제거하는 안전 핵심 설비인데다, 월성 2~4호기에는 전부 구현돼 있는 다중화 설계가 정작 가장 노후 원전인 월성1호기에는 적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수원은 기술원의 거듭된 질의에 “추가설치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발전소 설계의 근간을 흔드는 상당 부분의 변경이 필요하여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특히 열교환기 다중화 문제는 중대사고에 대처하는 안전 설비의 작동성과 맞물려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데, 한수원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기술원을 만족시킬 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수원이 4차 질의에 내놓은 답변을 보면, 월성1호기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중대사고가 발생할 경우 1420개 대상 기기 가운데 181개(13% 남짓)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원은 이 가운데 42개 기기에 대해서만 설비 보강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기술원은 9월25일 “설계방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며 재답변을 요구했다.

원자로를 둘러싸고 있는 격납 건물의 안전성 역시 미지수다. 미국은 ‘9·11 테러’ 뒤인 2006년 항공기 충돌 등 외부 충격에 의한 중대사고를 막기 위한 기준(EDMG)을 만들어놓고 있다. 원자로를 두르고 있는 격납 건물의 안전 설계 등을 규제하는 방안이다. 이에 기술원은 월성1호기 고유의 ‘중대사고 완화’ 초안을 제시하라고 요청했지만, 한수원은 “미국 및 유럽의 규제방안 미확정”이라는 이유를 들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러한 안전성 결함들이 월성1호기 고유의 설계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작사의 이름을 딴 캔두형 원전으로 분류되는 월성1호기는 천연 우라늄을 원료로 쓰며 일반적인 물보다 무거운 중수에 의해 냉각된다. 캔두형 원전은 경수로보다 훨씬 많은 ‘사용후 핵연료’를 배출하고, 수소 발생량도 월등히 높다.

이에 국제적으로도 캔두형 원전의 가동률은 높지 않다. 캐나다와 한국 등에서 30곳 정도만 운영되는 캔두형 원전의 실제 가동률은 40% 안팎에 불과하다. 크고 작은 원전 사고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캐나다 정부도 최근 퀘벡주에 위치한 캔두형 원전 젠틸리2호기의 운행을 2012년 12월28일부로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월성1호기와 유사한 격납 건물 안전성 및 보수·유지 비용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환경운동연합의 양이원영 탈핵에너지국장은 “더 많은 안전장치가 필수적인 캔두형 원전, 월성1호기에 안전장치가 미비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면, 수명 연장을 고려하는 사실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국민의 안전을 고려한다면 월성1호기는 당연히 폐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현웅 이승준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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