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침해라는 논란을 일으켜왔던 대기업 계열 빵집들이 여전히 계열 유통업체를 등에 업고 위세를 떨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이 8일 지식경제부 국정감사에 낸 국감 질의서를 보면, 신세계그룹 계열인 조선호텔(45%)과 이명희 회장의 딸 정유경 부사장(40%)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 에스브이엔(SVN)’이 운영하고 있는 ‘데이엔데이’, ‘밀크앤허니’ 빵집이 전국 147곳 이마트 가운데 137곳에 입점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3%를 넘어서는 수치다.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는 대형마트를 등에 업고 ‘땅짚고 헤엄치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 에스브이엔(SVN)은 또 백화점용 베이커리 브랜드 ‘달로와요’도 운용하고 있다. 달로와요 역시 전국 10개 신세계 백화점 가운데 9곳에 입점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계열 회사 밀어주기 현상은 신세계그룹 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전국 홈플러스 131곳 매장 가운데 ‘아티제블랑제리’가 입점해 있는 매장은 130곳에 이르렀다. 99%를 넘어서는 점유율인 셈이다. 또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326개 지점 가운데, 242개 매장에도 아티제블랑제리가 입점해 성업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실에 따르면, 아티제블랑제리는 신라호텔이 만든 베이커리 브랜드 ‘아티제’와 홈플러스가 합작해 만든 기업으로, 현재는 홈플러스가 신라호텔의 지분을 인수해 홈플러스가 지분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계열 회사다.
또 전국 롯데마트 96곳 매장에도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보네스떼’ 빵집이 97곳 입점해 있었다. 100%를 넘어서는 점유율이다. 또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외손녀인 정선윤 대표가 설립한 베이커리 브랜드 ‘포숑’ 역시 여전히 롯데백화점 7곳에 입점한 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롯데그룹 쪽은 지난 1월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베이커리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우택 의원은 “대기업의 계열사 빵집 챙기기, 계열사 밀어주기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결국 동네 빵집의 희망을 자르는 행위”라고 바핀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의 한 관계자는 “베이커리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 자체는 고객 만족과 백화점과 이마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만 오너 친인척이 골목 빵집 일감까지 빼앗아간다는 비판에 따라 정유경 부사장의 지분은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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