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주케이블의 양지안후아 회장(오른쪽)과 문국현 뉴패러다임인스티튜트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가톨릭대학교 피터드러커센터에서 뉴패러다임 도입이 가져온 정주케이블의 경영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인터뷰/중국 정저우케이블 양젠화 회장
“역사가 수천년된 중국의 ‘사람중심경영’사상을 구현한 뉴패러다임 혁신으로 매출이 3배로 늘어나는 등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올해 4월 뉴패러다임 경영혁신모델을 도입한 중국 정주케이블의 양지안후아(62) 회장은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카톨릭대학에서 가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15개 킨와그룹 계열사 전체로 뉴패러다임 경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선 제조업체인 정주케이블은 직원 근무제도 변화와 평생학습체제 구축을 통해 노사가 함께 경쟁력을 높이는 노사상생의 뉴패러다임 경영혁신모델을 한국의 뉴패러다임인스티튜트(대표 문국현)의 도움으로 도입한 이후 6개월간의 성과를 발표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설립 54년째인 정주케이블은 지난해 매출이 3억위엔(한화 600억원)이고 직원수가 900여명인 기업으로, 2007년 중국정부의 민영화 조처로 킨와그룹에 인수됐다.
양 회장은 “정주케이블의 뛰어난 경영혁신 사례는 지난 9월 초 중국판 ‘하버드 비지니스리뷰’에도 소개됐을 정도”라면서 “우리의 궁극 목표는 중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뉴패러다임이 중국 경제의 발전방향에 맞춰 경영혁신을 해야 하는 중국 기업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중국 내 뉴패러다임 확산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 20~22일 홍콩에서는 정주케이블의 성공사례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번 인터뷰에는 문국현 대표(전 유한킴벌리 대표)도 같이 참여했다.
-뉴패러다임을 도입한 이유는?
양지안후아 “민영화 이전에 3위권이었던 업계 순위가 30위로 추락했다. 한때는 도산 위기에 처하면서 업계에서 ‘금으로 된 밥그릇으로 밥을 빌어먹는다’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다. 경영혁신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2010년 그룹에서 경영진 교체, 3개년 발전계획 수립과 함께 뉴패러다임을 도입했다.”
-한국에서는 300여개 기업이 뉴패러다임을 도입했지만, 중국에서는 생소했을 텐데?
문국현 “뉴패러다임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피터 드러커(경영학의 ‘구루’로 불리는 미국의 경영학자)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포럼이 2008년 중국에서 열렸을 때 뉴패러다임이 소개됐다. 2011년 킨와그룹과 룬우그룹(킨와그룹의 투자자)의 최고경영진들이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해 뉴패러다임 성과를 확인하면서 첫 시행 기업으로 정주케이블이 선정됐다. 2011년 말부터 사전 수요조사, 현지 컨설팅을 차례로 거친 뒤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뉴패러다임의 핵심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양 “사람의 자발성 존중과 활용, 회사의 장기발전 기반으로 평생학습체제 구축, 지속적인 발전과 혁신 추구 등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수천년 역사를 가진 중국의 ‘사람중심경영’ 사상을 구현한 것이다. 사람중심경영 철학이 노자의 ‘도’(道)라면, 뉴패러다임은 ‘술’(術)이다.”
문 “드러커의 사람중심 철학에 기반한 뉴패러다임을 잘 표현했다. 근로자들이 주인의식을 갖도록 해서 잠재력을 활용해 자발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도록 한다.”
업계 3위 기업 민영화 뒤
‘금밥그릇으로 밥 빌어먹을’ 위기
3년전 경영혁신 필요성에
문국현 대표 컨설팅 받아 도입 노자의 ‘도’ 철학을 ‘술’로 구현
주인의식 갖도록 자발성 중시
공장 화장실도 호텔 수준으로
올 매출 2천억…나갔던 인력 돌아와 -구체적인 뉴패러다임 시행 내용은? 양 “근로자들의 작업조건과 환경을 개선했다. 예를 들어 더러웠던 공장 화장실을 호텔 수준으로 개선했다. 직원 휴게실과 복장도 깨끗해졌다. 관리자들은 직원들을 존중하고 자신감·자부심을 갖도록 했다. 회사의 비전을 새롭게 세우고,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힘썼다. 경영혁신활동인 ‘즉실천운동’을 통해 자율적으로 낭비요인 제거, 공정합리화를 하도록 유도했다. 평생학습체제를 구축해서 직원 교육시간을 월평균 4~6시간에서 15~30시간으로 4~5배 늘려, 안전·직무·취미 등 다양한 내용으로 진행하고 있다.” -뉴패러다임 도입 이후 경영성과는? 양 “‘고객과 제품 고급화 전략’을 채택하면서, 올해 매출은 10억위안(한화 2000억원)으로 지난해의 3배를 넘을 전망이다. 올 상반기 수주액만 6억위안에 달한다. 품질향상, 직원제안 증가, 비용절감 등의 성과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직자가 한명도 없을 정도로 조직이 안정화하고, 회사를 떠났던 10여명의 핵심인력들도 복귀했다. 뉴패러다임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직원은 한명도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성과를 점수로 평가하다면 100점 만점을 주고 싶다. 현장을 보기 위해 정주에 온다면 언제든 환영이다.” -중국 정부가 양적성장에서 질적성장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근로자들의 임금과 처우개선 요구가 높아지면서, 중국 기업들의 혁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뉴패러다임을 도입하는 중국 기업들이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나? 양 “중국 정부는 몇년 전부터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을 빠르게 인상하고 있다. 베이징·상하이 등의 최저임금은 이미 월 3000위안(한화 60만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사회보험제도를 제대로 준수하도록 기업들에 요구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 뉴패러다임은 중국 기업의 혁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 “중국은 이미 11차 5개년계획(2006~2010년)부터 과거 육체경제에서 벗어나 ‘혼이 있는 경제’를 천명했다. 또 지식근로자 양성, 기업의 사회적 책임, 조화로운 사회, 근로자와 중산층 육성 등의 정책을 내놓았다. 이는 지식경제와 사회적 성과를 중시하는 뉴패러다임의 방향과 같다. 뉴패러다임이 중국에 도움을 주고, 중국이 다시 한국에 자극이 되면 좋겠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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