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재벌 194개사, 지주사 체제 밖에 남겨둔채 지배
총수일가 지분율 높을수록 내부거래 껑충…사익추구 소지
총수일가 지분율 높을수록 내부거래 껑충…사익추구 소지
지주회사로 전환 15개 재벌 보니
지주회사로 전환한 재벌들이 계열사 열개 중 세개 꼴로 지주회사체제 밖에 남겨둔 채 지배하고 있어, 총수일가의 지분이 많은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총수일가의 사익추구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여전한 것으로 지적됐다.
공정위거래위원회는 올해 9월 말 현재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15개 재벌그룹의 계열사 635개 중에서 지주회사의 자·손자·증손회사로 편입된 계열사는 441개로 69.4%이고, 나머지 194개(30.6%)는 총수일가가 지주회사 체제 밖에 남겨둔 채 지배하고 있다고 25일 발표했다. 지주회사 편입률은 2010년 73.3%로 정점을 찍은 뒤 2011년 70.8%, 2012년 69.4%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그룹별 지주회사 편입률은 지에스(GS)가 34.3%로 가장 낮고, 다음은 부영 35.3%, 엘에스(LS) 58.3%, 씨제이(CJ) 68.6%, 에스케이(SK) 74.4%의 순이다.
지주회사체제는 기형적 순환출자구조에 의존한 재벌의 소유지배구조에 비해 단순·투명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정부는 자회사 배당금에 대한 세제상의 혜택 등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회사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총수일가의 부의 이전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여전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0.7%이지만, 총수일가 지분이 많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총수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18.3%로 높아지고, 지분이 50% 이상 이면 37%대로 껑충 뛴다. 총수일가의 지분이 100%인 경우는 내부거래 비중이 52%에 달한다.
일 예로 에스케이그룹의 경우 2007년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했으나, 전체 계열사 90개 중에서 23개가 지주회사 체제 밖에 남아있다. 에스케이그룹 전체의 내부거래 비중은 22%이지만, 지주회사체제 밖에 있으면서 총수일가의 지분이 3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65.7%에 이르고, 총수일가 지분이 100%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80.6%에 달한다.
최태원 회장 일가가 5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에스케이씨앤씨는 지주회사 체제 밖에 있으면서, 다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65.1%에 달한다. 에스케이씨앤씨는 에스케이텔레콤 등 7개 계열사와 다른 곳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전산관리계약을 맺는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부당지원을 받다가 지난 6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346억원을 부과받았다. 두산의 경우도 그룹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5.8%에 불과하지만, 지주회사체제 밖에 있으면서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3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37%로 6배 이상 높다.
공정위 신영선 경쟁정책국장은 “지주회사가 전체적으로는 지배력 확장 억제나 소유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나, 지주회사 체제 밖에 아직 상당수 계열사가 남아있고,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높아 이를 통한 부의 이전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일가의 사익추구 가능성에 대한 집중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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