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직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서 안정적인 겨울철 전력 수급을 위해 ‘한전 동계전력수급 위기대응 모의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한전 상황실 모의훈련
“전력수요 급증으로 인해 (예비 전력이) 380만㎾로 감소해 전력거래소에서 오후 2시5분 기준으로 전력수급 경보 ‘관심’단계를 발령했습니다.”
28일 한국전력 지하 2층 전력수급상황대책실에 앉은 직원들의 표정에 긴장감이 돌았다. 평소에 6~7명 근무하던 상황실은 관심단계(예비전력400만㎾ 이하) 발령에 따라 각각의 모니터 앞에 앉은 50여명의 직원들의 열기로 가득찼다.
5분뒤 예비전력은 한파로 인한 전력수요 증가로 250만㎾로 내려가 ‘주의’단계가 발령되고, 2시25분 영흥화력1호기가 고장나며 예비전력이 70만㎾(예비율1%)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9월15일 정전사태 당시 예비전력은 24만㎾까지 떨어진 바 있다. “송변전팀과 배전팀은 긴급부하조정(순환정전) 시행준비 확인하고, 수요팀은 공공기관 단전을 통보하세요.” 김상윤 상황실장의 지시에 따라 전화기를 들거나 키보드를 두드리는 직원들의 재빠른 손놀림이 이어졌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아찔한 순간이지만, 한전이 겨울철을 앞두고 실시한 전력수급 위기대응 모의훈련의 풍경이다. 한전은 오후 2시를 기준으로 ‘관심(예비전력 300~400만㎾)-주의(200~300만㎾)-경계(100~200만㎾)-심각(100만㎾ 이하)’ 단계를 실제 상황으로 가정하고 훈련을 진행했다. 당장 다음달 예년보다 추운 날씨 탓에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미검증 부품 사용으로 인한 원자력발전소 정지 등으로 전력 공급은 충분치 않은 실정이다.
전력수급 위기 대응은 시간의 싸움이다. 전력 상황을 모니터하는 전력거래소와 한전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거나 각 단계에 맞는 조치가 바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위기까지 치달을 수 있다. 훈련은 계약전력 10㎾이상인 140만호에게 절전을 안내하는 문자 메세지와 방송국 절전 안내 방송 등을 별도의 시스템을 활용해 보내고, 순환 정전을 실시할 경우 우선순위에 따라 100만㎾를 5분안에 차단하는 등의 행동 절차를 유기적으로 진행했다.
현재 품질검증서가 위조된 미검증 부품 교체로 영광5·6호기가 가동 정지된 상태고, 영광3호기 역시 안내관 균열로 재가동이 불투명해 겨울철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려 있다. 영광 5·6호기는 12월 중에 부품을 교체하고 가동할 계획이지만 미검증 부품 추가 발견으로 재가동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식경제부는 “별도의 조치가 없다면 12월에는 171만kW, 1월에는 127만kW까지 예비전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지경부는 대기업 절전규제와 상업시설의 문을 열고 난방기구를 가동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의 에너지소비 절전 대책을 다음달 3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한달간 홍보기간을 거친 뒤 내년 1월7일부터 위반 때는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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