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한파로 전력수급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11일 오전, 올겨울 들어 세번째로 전력수급 위기경보가 발령됐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거래소는 이날 오전 8시35분께 예비전력이 350만㎾로 떨어져 전력수급 ‘관심’(400만㎾ 이하) 단계에 접어들자 즉각 비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오전 10시부터 실시하기로 했던 전력 관계기관 합동 훈련도 취소됐다. 조석 지식경제부 제 2차관도 오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전력거래소를 방문해 오전 전력수급상황에 촉각을 기울였다. 그러나 수요관리와 부하조정 등 긴급조치로 전력수요량을 줄였음에도 예비전력은 쉽사리 400만㎾ 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날씨가 풀린 이날 오후 1시30분께에야 위기경보 해제 수준인 400~500만㎾ 수준을 회복했으나, 오후 최대전력수요시간인 오후 6시께 한차례 더 고비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전력 당국은 한파가 풀리는 12일 오후까지 이같은 비상 전력수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때이른 추위 탓에 전력수급 관리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한파가 풀리고, 점검 및 부품 정비 중인 원전이 재가동에 들어선 뒤에야 예측가능한 전력수급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력 관계 당국은 적극적 수요관리로 예비전력을 짜낼 수 있는데까지 짜내겠다는 방침이다. 석탄 화력발전소의 출력을 늘리고 각 기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자가 발전기를 모두 가동시키는가 하면, 수요억제를 위해 관공서 절전에 나서고 기업체의 협조를 구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현대중공업, 지에스(GS)칼텍스,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체들도 절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같은 전력위기는 구조적인 문제다. 때 이른 강추위에 전력소비량이 지난해보다 5% 이상 늘었으며, 품질검증서 위조, 전열관 결함 등으로 정지된 원전만 5기에 이른다. 부품 교체 작업을 마친 원전이 재가동되기 전까지는 국민 모두가 ‘전력난’을 감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 날 방미 중인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을 대신해 전력거래소를 방문한 조석 제 2차관은 “그동안 국민들의 많은 협조로 전력수급 위기를 잘 극복해 왔다. 주 후반부터 기상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오늘과 내일 1㎾의 전기라도 아끼는 철저한 절전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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