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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자치단체는 땅 제공하고…사회적기업은 사업주체로
임대주택 패러다임을 바꾼다

등록 2012-12-13 20:42수정 2012-12-13 22:29

사회적기업 ‘녹색친구들’ 사업 제안
성북구청 소유 땅 30년 대여 추진
“보증금 1300만원·월임대료 25만원”
경비·청소 등 주민 일자리 창출도
임대주택 공급방식 다각화 기대
입주자 모집방식 등 해결 과제도
민간이 공공의 땅을 빌려 임대주택을 짓는 민간투자 공공임대주택이 국내 최초로 추진된다. 사회적기업이 사업주체로 나서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입주자들의 일자리 창출도 돕는 ‘마을형 공동주택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13일 서울 성북구청과 사회적기업인 ‘녹색친구들’의 말을 종합하면, 녹색친구들은 이 사업 제안자로 성북구청 소유로 돼 있는 정릉동 1031-2, 3번지 토지 1527㎡를 30년간 빌려 공공임대주택을 짓는 ‘정릉동 녹색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성북구가 이 땅을 민간 사업자에게 30년 이상 장기간 빌려주고 민간은 건축비만 조달해 임대주택을 지어 구에 기부채납하고 임대료를 받아 건축비를 갚아나가는 방식이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의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을 임대주택에 적용한 것이다.

이런 민간투자 공공임대주택은 주거복지에 힘써야 할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유휴 공유지를 활용해 별도의 예산 없이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고, 서민들은 저렴한 임대료를 지불하고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에스에이치(SH)공사 등 공기업이 재정난 탓에 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에서 이런 자치단체-민간 협력 모델은 임대주택 공급 방식의 다각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 계획에 따르면 정릉동 임대주택은 에너지 사용량이 기존 주택 대비 6분의 1수준으로 줄어드는 패시브주택(Passive House)으로 지어진다. 단열성능을 강화하고, 태양광 발전시스템도 갖출 예정이다. 규모는 전용면적 16~18㎡의 소형 63가구에 이른다. 주택 크기에 따라 독신자와 2~3인 가구가 입주할 수 있다. 총사업비는 56억원으로, 임대료는 전용면적 16㎡ 기준으로 보증금 1300만원, 월임대료 25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번 사업은 성북구 의회의 승인을 거쳐 현재 서울시 출연 연구기관인 서울연구원에서 사업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내년초 입찰공고가 이뤄질 예정이다. 여기서 녹색친구들이 최종사업자로 선정되면 건축허가를 거쳐 이르면 내년 7월께 착공하고 준공은 2014년 4월로 예상된다. 현행 민간투자법은 사업 제안자 외에 제3자에게도 입찰 내용을 알리도록 돼 있다.

녹색친구들은 단순한 임대주택을 넘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녹색마을 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녹색친구들 김종식 대표는 “관리소장, 경비, 청소, 단지내 근린상가 직원의 주민 할당 채용 등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카셰어링(차량 공유)이나 도시농업 등 마을공동체기업 설립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 성공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첫번째가 입주자 모집이다. 현행법은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서울지역에 거주하는 청약저축 가입자 및 신혼부부 등 일반 무주택자에게 입주 신청을 받도록 돼 있다. 이렇게 되면 성북구가 토지를 내놓았는데도 혜택은 외지인에게 돌아갈 수도 있는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사업의 취지를 살리려면 저소득층, 신혼부부, 장애인, 대학생 등 주거 약자와 사회적기업 활동가 등이 ‘소셜믹스’ 방식으로 입주할 수 있도록 구청과 사업자에게 일정부분 입주자 모집의 재량권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사업비 조달과 수익배분의 공공성도 고려해야 한다. 자금조달을 전적으로 민간 금융자본에 의존한다면 공공토지에서 나온 임대수익이 민간으로 이전되는 부작용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재무적 투자자로는 현재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등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관련해 김 대표는 “재무 비용 중 자기자본 구성 요건의 일정 부분을 시민주주 형태로 받기로 했다. 사회적기업 소셜펀딩 전문기업인 ‘오마이컴퍼니’가 시민 출자자를 모집 중”이라고 밝혔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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