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장기화로 공급과잉 심각
업체들 도산·투자보류 잇따라
“그래도 대체에너지 중 가장 유망”
OCI·한화 등 국외시장 개척 노력
‘물량공세’ 중국 구조조정 조짐도
“장기적 정책 지원 필요” 지적
업체들 도산·투자보류 잇따라
“그래도 대체에너지 중 가장 유망”
OCI·한화 등 국외시장 개척 노력
‘물량공세’ 중국 구조조정 조짐도
“장기적 정책 지원 필요” 지적
동이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올해 산업계 전반이 부진한 가운데 태양광 역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석유나 원자력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로 주목 받았지만, 수요 부진과 공급과잉이 계속되며 국내외 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거나 투자를 보류했다. 새해를 앞두고 있지만, 한 태양광 업체 관계자는“내년도 올해보다 나쁘면 나쁘지 좋다고 할 수 없다. 내부적으로 낙관적인 전망도 해보지만, 워낙 불확실해 섣불리 기대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태양광 발전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늘 수밖에 없다는 전망은 그대로다. 구조조정의 터널이 끝나면, 내년 하반기나 늦어도 2014년에는 여명이 보일 수 있다는 기대도 조심스레 나온다. 결국 해가 뜨기 전까지 “버티는 놈이 살아남는다”는 ‘희망고문’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 국내외 업체 줄줄이 녹다운 현재 태양광 산업의 기본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는 오씨아이(OCI)가 유일하다. 케이씨씨(KCC)는 지난해 연말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웅진폴리실리콘 역시 지난 7월 가동이 중단된 상태로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국내 2위 업체인 한국실리콘은 지난달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폴리실리콘뿐만 아니라 모듈·웨이퍼·셀 등 태양광 발전 설비의 재료를 생산하는 업체들도 최악의 실적을 냈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 쪽의 40여개 태양광 업체가 문을 닫는 등 구조조정이 시작된 데 이어, 올해는 우리나라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기 시작한 것이다. 2008년 셀·모듈 생산 세계 1위에 오르기도 했던 독일의 큐셀이 지난 4월 파산 신청을 한 뒤 한화에 인수되는 등 해외 업체들의 도산과 투자 철회도 이어졌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올해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가 장기화하며 공급 과잉률이 100%를 넘나들었다. 폴리실리콘을 예로 들면, 올해 수요는 약 20만t(잠정치)인데, 공급량은 35만~40만t으로 두배가 넘었다. 이에 올해 1월 ㎏당 30달러대로 출발한 폴리실리콘 가격은 12월 현재 15달러대로 추락했다.
■ 구조조정은 내년에도…중국이 관건 태양광 업계 관계자들은 “구조조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태양광이 호황을 맞았던 3~4년 전 이뤄졌던 투자와 생산량 증설 경쟁의 여파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세계 태양광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물량 공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웨이퍼를 생산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중국의 물량 공세에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중국 업체들의 생산량이 줄어들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상황이 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세계 2위 웨이퍼 업체인 중국의 엘디케이(LDK)솔라가 뉴욕증권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경고를 받는 등 부실기업들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19일 부실기업 정리, 생산시설 증설 통제 및 보조금 축소 등 태양광 업계에 대한 구조조정 방침을 밝혔다. 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입장을 밝혔지만 중국의 지방정부가 일자리와 재정문제 때문에 태양광 업체들에 대한 지원을 줄일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개선되려면 중국의 생산량이 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 버텨야 산다 어두운 전망 속에서도 업체들은 발전소 건설과 제품 공급을 묶거나 신흥시장 개척에 나서는 등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오씨아이는 올해 7월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시에 40만㎾급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계약을 맺었고, 한화솔라원은 12월9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1억1600만달러(1300억원) 규모의 태양광 모듈 납품 계약을 맺었다. 현재로서는 태양광이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대체에너지라는 점을 감안해 다시 호황이 찾아올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유럽태양광산업협회(EPIA)는 2013년 세계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량이 41.3GW로, 올해(32.1GW)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태양광 업체 관계자는 “얼마나 버티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특성상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지원이 중요하다는 주문도 나온다. 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태양광 사업이 청사진을 그릴 수 있도록 정부의 에너지 계획에 반영돼야 한다. 내수 발전 시장의 확대와 해외 수출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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