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매장량 평가 경진대회’서 성토
지분인수 매달려 기술개발은 뒷전
지분인수 매달려 기술개발은 뒷전
“해외자원개발이 부동산, 펀드 투자는 아니잖아요”, “자원개발에서 외교는 서포트(지원) 역할만 해야 되는데….”
지난 29일 서울동작구 신대방동 광물자원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물자원 3D 매장량 평가 경진대회’ 현장은 지난 5년 동안의 해외자원개발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반성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자원외교’를 앞세운 이명박 정부의 해외자원개발이 ‘빛 좋은 개살구’였다는 지적과 함께 해외 자원개발이 내실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자원개발 관계자들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대학(원)생들이 참여한 이번 경진대회도 국내 자원개발의 전문성과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광물 매장량을 입체적으로 평가하는 핵심기술인 ‘3디 매장량 평가’가 해외에서는 일반화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해외 자원개발 사업 추진 시 지출의 약 80%가 해외자원개발 서비스 기업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 또 사업타당성 검토부터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
현장에서 만난 고정식 광물자원공사 사장은 “현재는 (자원개발이) 펀드투자나 마찬가지지 전문성이 없다. 경진대회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는 능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자원개발사업은 지분 인수를 통한 숫자에만 매달려 부동산 투자하듯이 접근했다. 광물자원공사도 지분투자만 하며 2020년 세계 20위권 회사에 오른다는 목표만 세웠지, 실제 매출에 대한 답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고 사장은 현재 ‘돈먹는 하마’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 사업 등 지난 5년 동안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부실한 프로젝트를 해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고 사장은 “단순 지분 참여에서 실질적으로 광구를 인수해 운영하며 리스크(위험)도 감수해야 하는 쪽으로 방향전환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이 핵심이다”고 지적했다. “외국(해외자원기관, 컨설팅 기업)에서 사업 자료를 내놓았을 때 따질 능력이 있어야죠. 맞짱떠서 이겨야 하지 않겠어요?”
경진대회에 학생들과 함께 참여한 김재동 강원대 교수(에너지·자원공학과)도 ‘외교’를 앞세웠던 지난 5년의 자원개발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자원개발은 철저히 경제적 이익 측면에서 따진 뒤 국가 미래를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부족한 부분을 지원해주면 되는데, 그동안 외교가 앞장서며 엉뚱한 방향으로 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우리는 외국의 광업회사 인수·운영 실력 없다. 자원 분야처럼 낙후한 곳도 없는데, 지난 5년은 이러한 부작용을 학습한 셈이다. 지금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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