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인 구리로 옷을 만든다?
아웃도어 의류 시장의 증가로 가볍고 튼튼한 고기능 원사(실)의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산업용 소재를 패션 소재에 접목하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산업용 섬유 제조 업체인 코오롱글로텍은 “최근 패션분야에 사용할 수 있는 고기능 의류 섬유소재를 잇달아 개발, 국내외 패션기업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코오롱글로텍은 자동차 시트커버, 부직포 제조용 소재, 인조잔디 등을 생산·판매하는 회사다.
코오롱글로텍이 개발한 구리 원사 ‘큐프러스’는 나일론 원사에 구리 파우더를 입혀 구리의 성질을 섬유에 적용한 제품이다. 코오롱글로텍은 “구리의 기능적 물성을 섬유에 구현해 항균과 악취 방지, 마찰방지 기능이 탁월하다”고 전했다. 구리 원사의 경우 아웃도어 의류로 사용되는 기능성 내의·양말·침낭 등에 사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전도성이 높아 구리 원사를 사용한 장갑을 끼면 스마트폰 사용도 가능하다. 코오롱글로텍은 아웃도어 셔츠와 내의, 장갑 등의 시제품을 생산해 현재 시장반응을 점검해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가을에는 일반 소비자들이 구리사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코오롱글로텍은 구리 원사 외에도 지난해 원단으로 직조된 상태에서 염색이 불가능했던 폴리프로필렌 섬유의 한계를 극복한 ‘퓨어론’를 개발하기도 했다. 폴리프로필렌 섬유는 그동안 원사 상태에서만 염색이 가능해 가격이 높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왔다. 폴리프로필렌 섬유는 현재 생산되는 섬유 가운데 가장 가볍고 물에 젖어도 강도가 변하지 않아 스포츠·아웃도어 의류 등 다양한 패션제품에 활용될 수 있다고 한다.
코오롱글로텍은 1~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국제아웃도어 용품 전시회와 독일 뮌헨, 중국 베이징 스포츠용품 박람회에 참여했고, 앞으로도 국제섬유전시회에 참여해 큐프러스와 퓨어론을 알릴 계획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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