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월에 견줘 갑절로 늘어났다. 또 법원 경매시장에서도 수요자가 늘어나는 등 봄 이사철을 맞아 그동안 꽁꽁 얼어붙어있던 부동산 거래시장이 서서히 활기를 띠고 있다.
3일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2646건으로 1월의 1179건을 넘었다.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2월의 3489건에는 못 미치지만 올해 1월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구별 거래현황을 보면 학군 수요가 있는 노원구가 가장 많은 273건으로 1월 92건의 3배 가까이 이른다. 강남구 아파트 거래도 241건으로 1월 112건의 배를 웃돈다. 송파구와 강동구도 각각 189건, 204건으로 1월의 2∼3배 수준이다. 2월에는 설연휴가 끼어 거래일수가 적었지만 새 정부가 취득세 감면 조치를 연장 시행하면서 매수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월에 0.61% 하락해 2011년 9월 이후 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2월에 0.84% 올라 2011년 12월 0.1%의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14개월만에 처음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강남구 개포 주공 1∼4단지 아파트 매매가는 한달 만에 4000만~8000만원 상승했다. 송파구 가락시영2차 56.19㎡ 아파트 가격도 6억7500만원으로 4000만원 올랐고, 강동 둔촌주공1단지(82.64㎡)도 7억500만원에서 7억4500만원으로 뛰었다.
법원 경매시장도 지난달부터 온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부동산경매업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2월 서울 경매시장에서는 입찰 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2번 유찰된 매물의 경쟁률이 전달 5대 1에서 5.2대 1로 소폭 상승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인 낙찰가율도 2번 유찰(71.79%→74.07%)됐거나 3번 유찰(56.71%→61.61%)된 매물에서 모두 올라갔다.
지난달 서울북부지방법원이 경매에 부친 노원구 공릉동 비선아파트 전용면적48.6㎡에는 61명이 입찰, 감정가 2억5000만원의 71%인 1억7699만원에 낙찰됐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열린 경기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리 송촌토파즈아파트 60㎡ 경매에는 38명이 몰려 8176만원(74%)에 낙찰됐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최근 거래 활성화는 봄 이사철이 시작된데다 6월까지 예정된 취득세 감면에 따른 영향이 크며, 본격적인 부동산경기 회복세를 점치기에는 이르다고 분석한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최근 경매가 활기를 찾은 것은 6월까지 취득세를 감면해주는데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 이후에는 다시 주춤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도“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매매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추격 매수세가 따라붙지는 않고 있다. 재건축 매맷값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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