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국정철학” 발언에
“권력입김에서 자유로운 곳 없어”
“권력입김에서 자유로운 곳 없어”
“새 정부 들어서면 2개월 정도는 분위기가 아주 흉흉하다. 정부 코드에 맞는 사장이 낙하산으로 꽂히면 대대적인 인사 조처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조용히 넘어가나 살얼음판 걷는 느낌이었는데, 결국 올 것이 온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국무회의에서 “각 공공기관에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임명해 달라”는 발언을 내놓자, 한 공기업 간부가 내놓은 말이었다. 이처럼 공공기관은 대통령 말 한마디에 기관장의 ‘목’이 왔다갔다하기 때문에 조직 자체도 출렁거리기 일쑤다.
기획재정부의 ‘2013년 공공기관 지정 내역’을 보면, 정부가 인사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공공기관은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을 합쳐 모두 295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288곳에 비해 7곳 늘어났다. 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기관은 공기업군이다.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조폐공사 등 30개 공기업이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등의 산하기관이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공모절차를 거쳐 사장을 선임하고 있지만, 공기업 내부에서도 권력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공기업은 없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87곳에 이르는 준정부기관은 기금을 관리하거나, 정부 업무를 위탁 처리하는 50인 이상 공공기관을 말한다. 공무원연금공단, 영화진흥위원회, 국민연금공단, 한국연구재단 등 복지·문화·교육 분야에 많다. 또 178곳에 이르는 기타공공기관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국토연구원, 통일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 각종 국립대학교 병원 등 다양하다. 문제는 대부분의 공공기관 기관장이 ‘낙하산’이라는 것이다. ‘낙하산’은 관료 또는 정치권 출신 인사가 많았는데,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인 알리오의 자료를 보면 공기업 임원 가운데 해당 회사 출신이 임원으로 임명된 경우는 전체의 26.3%에 불과했다.
특히 올해 기관장 교체 예정인 공공기관이 50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국정운영에 손발을 맞추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규정과 절차 안에서 인사를 하는 거라면, 공공기관장은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이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공기업의 임원은 “기본적으로 해당 공기업 업무를 알고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라도 지켜줬으면 좋겠다. 전혀 업무 연관성이 없는 기관장이 부임하게 되면 3~6개월 업무공백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박 대통령, 부적격 김병관 12일 임명할듯
■ 새 노동장관 “전교조 법외노조화 시간 갖고 논의”
■ 김부겸 “민주당 주류 대선 패배 책임 있는게 사실”
■ 낙하산 안한다더니…‘MB 코드→박근혜 코드’…정권초 제사람 심기 본격화
■ [화보] ‘귀국’ 안철수 “부산 영도 출마 안한 이유는…”
■ 박 대통령, 부적격 김병관 12일 임명할듯
■ 새 노동장관 “전교조 법외노조화 시간 갖고 논의”
■ 김부겸 “민주당 주류 대선 패배 책임 있는게 사실”
■ 낙하산 안한다더니…‘MB 코드→박근혜 코드’…정권초 제사람 심기 본격화
■ [화보] ‘귀국’ 안철수 “부산 영도 출마 안한 이유는…”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