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한만수 위원장 내정
주전공 세법으로 전문성과 거리 멀어
박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 작용 관측
한 내정자 “시장을 잘 아는 사람 오히려 적임”
주전공 세법으로 전문성과 거리 멀어
박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 작용 관측
한 내정자 “시장을 잘 아는 사람 오히려 적임”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최문기(62)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과학대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에 한만수(55)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각각 내정했다고 14일 발표했다. 하지만 한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는 세법 전문가로 공정위 관련 전문성이 낮은데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 등에서 20년 이상 변호사로 일하며 줄곧 기업관련 소송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경제검찰’의 수장으로서 박근혜 정부가 공약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후보는 경남 진주 출신으로, 경북사대부고와 서울대 법대, 미국 워싱턴대 법대를 졸업했다.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자격을 얻고 바로 김앤장법률사무소에 들어가 로펌에서만 23년간 근무하다가, 2007년 이화여대 법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세법 전문가로,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세법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 후보는 그동안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인물이 아니다. 또 전공분야도 공정위와 직업 관련된 경쟁법이 아니라 세법이라는 점에서 의외의 기용이라는 시각이 많다. 실제 한 후보는 그동안 국세청장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됐다. 한 후보의 논문 중에서 공정위와 관련된 것은 2003년에 쓴 ‘지주회사의 과세문제에 관한 고찰’뿐이고, 그나마 세금과 관련된 내용이다. 두권의 저서도 ‘기업구조조정 조세법론’(세경사·1999), ‘조세법강의’(박영사·2009) 등 모두 조세 관련이다.
한 후보는 또 로펌 출신 전직 고위관료들의 장관 기용을 둘러싸고 ‘회전문’ 논란과 대기업과의 유착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위 관련 기업소송을 가장 많이 맡고 있는 대형 로펌에서 수십년간 근무해 이해상충의 위험성이 높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박 대통령이 한 후보를 발탁한 배경에는 전문성이나 업무추진의 적정성보다는 개인적 친분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는 지난해 대선국면에서 새누리당의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산하 정부개혁추진단 위원으로 활동하며 공약을 만들었다. 또 이에 앞서 2010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한 국가미래연구원의 법정치 분야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부처 산하기관과 공공기관 인사와 관련 새정부의 국정철학 공유를 강조할 때 제기됐던 ‘낙하산 인사’, ‘보은인사’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에 이명박 정부 말기 단행된 정부 산하기관과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를 강도 높게 비판한 적이 있다.
한 후보 쪽은 이에 대해 "김앤장을 그만둔지 6년이나 됐고, 로펌에서도 공정위 관련 사건은 별로 맡지 않았다. 시장경제의 심판 역할을 해야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장 역할을 잘하려면 오히려 시장을 잘 아는 사람이 적임이다"고 말했다. 공정위원장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가 내정됨으로써 부위원장에는 전문성을 가진 공정위 내부인사가 기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법제처장에 제정부(57) 현 법제처 차장을, 식품의약품안전처 초대 처장에 정승(55) 한국말산업중앙회장을 내정했다. 또 국가보훈처장에 박승춘(66) 현 처장을 유임시켰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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