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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회장님 욕심으로 무리하게 용산 투자했다가…롯데관광개발, 결국 법정관리 신청

등록 2013-03-18 20:11수정 2013-03-19 11:15

자본금 55억 회사가 용산개발 1700억 투자
김기병 회장 일가 지분 53%
무리한 투자 못막아
외부감사인 ‘의견거절’에
주식시장서도 퇴출 위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인 가운데, 이 사업에 자본금의 30배가 넘는 돈을 투자한 롯데관광개발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용산 개발사업을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금융회사(PFV) ‘드림허브’의 지분 15.1%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에 따라 코레일이 추진중인 용산 개발사업 정상화 방안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롯데관광개발은 또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아 주식시장에서도 퇴출당할 상황에 처했다.

롯데관광개발은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고, 회사 재산 보전처분 신청서와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용산 개발사업 채무불이행 이후 차입금 만기 연장이 안 돼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에서 서면심사를 거쳐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자본금 55억원에 연매출 400억원가량의 중소 규모 관광회사로, 부동산 개발 경험이 거의 없는데도 총 사업비가 31조원에 달하는 용산 개발사업에 2대 주주로 참여하면서 17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무리한 투자에다 오랜 기간 사업이 표류하면서 지난해와 올해 각각 당기순손실 106억원과 36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용산 개발사업이 파산하면 회사 존립 자체가 위태롭다는 우려가 나왔었다.

당장 롯데관광개발의 감사인인 대성회계법인은 이날 2012년 감사보고서에 대해 “의견을 표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감사의견 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며 주권 매매거래를 정지시키고, 27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은 뒤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대성회계법인은 “드림허브가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받아들일 만한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이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진행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기업으로서 운명이 좌우될 불확실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대성회계법인은 “3월 중 신주인수권부사채 255억원과 차입금 256억원, 5월과 올해 말까지 각각 차입금 180억원과 392억원의 만기가 도래하는데, 상환에 실패하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자본력이 부족하고 대형 개발사업 경험도 없는 롯데관광개발이 삼성물산을 대신해 주관사를 맡은 것부터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고 보고 있다. 김기병 회장이 사업적 욕심 때문에 회사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을 너무 크게 벌인 것이라는 얘기다. 무리한 사업에 롯데관광개발이 계속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김 회장 일가의 회사 지분이 절반을 넘어, 잘못된 의사결정에 제동을 걸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관광개발은 김 회장(38.66%)이 최대주주이고, 부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사장(8.53%)과 두 아들(3.88%와 1.76%) 등 일가족이 52.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용산 개발사업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롯데관광개발 보유 지분 75%가량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았다. 상환에 실패하면 경영권까지 빼앗길 처지에 놓인 것이다. 김 회장의 부인 신 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여동생이다. 이런 이유로 김 회장은 1971년 회사 설립 때부터 ‘롯데’ 브랜드를 사용했지만, 현재 롯데그룹과는 지분관계가 전혀 없는 별개 회사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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