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너일가 대주주 회사, 사업청산 300억 손해
내부 거래로 성장 STX건설도 279억 영업손실
내부 거래로 성장 STX건설도 279억 영업손실
씨제이(CJ) 계열의 건설개발 관련 특수목적법인인 화성봉담피에프브이(PFV)가 최근 청산에 들어갔다. 이재현 회장을 비롯해 총수 일가의 이익과 관련된 사업이어서 눈길을 끈다.
2008년 설립된 화성봉담피에프브이는 씨제이제일제당이 보유한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땅을 매입해 아파트 개발을 하던 회사였다. 대주주는 지주회사인 씨제이(82.5%)와 씨앤아이레저산업(17.5%) 등이다. 모두 이재현 회장과 그 일가가 각각 42.5%, 100%의 지분을 가진 회사다. 애초 그룹 내 건설사인 씨제이건설에 아파트 개발을 맡기지 않아 “총수 일가를 위한 회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더욱이 프로젝트목적회사인 피에프브이는 대주주에게 배당을 하면 법인세를 대폭 감면받을 수 있다.
화성봉담피에프브이는 설립 이후 씨제이제일제당으로부터 임대료를 받아 매출 100%를 올리며 아파트 건립에 열중해왔다. 2011년에는 해당 부지에 아파트 건립 허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시공업체가 아파트 건립을 포기하면서 회사도 위기에 처했다. 결국 2009년 627억원에 산 부지를 씨제이건설에 618억원에 팔고 청산에 들어가 자본금 300억원도 손해를 봤다.
씨제이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 때 취득세와 등록세 감면 등 혜택이 있어 당시 보편적 방식이던 피에프브이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부동산 경기 악화로 사업 진척이 더디고 금융권으로부터 빌려온 자금에 대한 부담 등의 이유로 청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처지는 에스티엑스(STX)건설도 마찬가지다. 강덕수 회장과 두 딸 정연·경림씨 등이 지분 63%를 소유하고 있으며,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2005년부터 급성장해왔다. 2011년 올린 매출 3315억원 가운데 에스티엑스중공업, 에스티엑스조선해양 등 계열사로부터 올린 매출이 1411억원으로 42.6%에 달했다. 그럼에도 2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역시 상당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내부거래로 안정적 매출을 확보하면서 부동산 개발로 대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려던 회사들도 건설 업종 불황 직격탄을 피해가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대기업들의 물류·광고·시스템통합(SI)과 함께 건설업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총수 일가의 편법 재산 증식에 큰 구실을 해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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