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창 부사장 금호 워크아웃 당시
동갑 친구와 ‘우암건설’ 설립 투자
상호출자제한 안걸리는 29% 지분
17억 자본금으로 작년 196억 매출
금호 45억·극동유화 31억 공사
박 부사장 “친구 도왔을 뿐…매각중”
동갑 친구와 ‘우암건설’ 설립 투자
상호출자제한 안걸리는 29% 지분
17억 자본금으로 작년 196억 매출
금호 45억·극동유화 31억 공사
박 부사장 “친구 도왔을 뿐…매각중”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극동유화그룹 총수 2세들이 공동으로 ‘우암건설’이란 건설업체를 설립한 뒤 그룹 계열사들을 상대로 매출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 신종 일감 몰아주기 행태 논란이 예상된다. 우암건설 대주주는 극동유화그룹 장홍선 회장의 차남 장선우(38) 극동유화 전무로, 지분 71%를 갖고 있다. 2대 주주(29%)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38) 금호타이어 부사장이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중학교 시절부터 친구 사이였다.
자본금 17억원의 우암건설은 2010년 11월 설립 이후 2011년 매출 120억원, 2012년 196억원을 올렸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에만 12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급성장했다. 이 가운데 상당액은 극동유화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에서 나왔다. 2011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포드자동차 수입·판매사인 선인자동차의 인테리어를 맡는 등 7개 극동유화 계열사와 거래해 총 45억원(전체 매출 37%)을 벌어들였다. 금호로부터도 금호건설의 평택~시흥간 고속도로공사 하청을 받는 등 10억원(8.3%)의 매출을 올렸다. 2012년에도 금호 쪽에서 45억원(22.8%), 극동유화 쪽에서 31억원(16%)의 매출이 발생했다.
박 부사장이 우암건설에 자금을 댄 시기는, 금호가 대우건설·대한통운 인수 이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으로 워크아웃 상태였다. 당시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산업은 각종 부채에 시달렸고, 일부 계열사들은 팔려나가거나 구조조정중이었다. 박 부사장은 우암건설이 자본금을 12억원에서 17억원으로 늘릴 때도 1억5000만원을 추가로 투자해 기존 지분율을 유지했다.
박 부사장이 확보한 우암건설 지분율 29%는 상호출자제한 대상 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로 편입하지 않는 최대치다. 상호출자제한 대상 기업은 총수 일가 등 특수관계인이 특정 회사의 지분 30% 이상을 보유하면 해당 그룹의 계열사가 된다.
이에 대해 박 부사장은 친구를 도운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둘도 없는 친구가 도움을 요청해 응한 것이다. 이를 통해 개인적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전혀 없고, 금호에서 나간 일감 역시 대형 건설업체가 하기 어렵고 최저가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공정하게 선정됐다”고 말했다. 또 “그룹이 어려워 수천억원의 사재를 털었고, 금호산업 등 계열사에서는 내가 우암건설에 지분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그럼에도 문제가 된다면 제 부덕의 소치이며, 현재 지분 매각 과정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장선우 전무는 “옛 계열사인 세양건설을 매각했는데 2년 만에 부도가 나 직원들과 다시 일하려고 회사를 세웠다. 아버지가 회사 설립에 반대해 부족한 자본금을 친구에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또 “금호산업의 일감 입찰에는 열일곱번 참여했지만 낙찰은 두번밖에 없고, 금호와 극동유화에서 나온 매출은 모두 공개 입찰을 거쳤다”고 덧붙였다.
금호그룹 쪽은 “대주주가 (금호산업을 살리기 위해 100 대 1 차등 감자를 감수하고), 사재 3300억원을 털어 유상증자에 참여했는데, 불과 3억~4억원(박세창 부사장 쪽의 초기 출자금)에 다른 데 한눈을 팔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룹 쪽은 또한 “무엇보다 이번 사안은 그룹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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