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반입 2년3개월만에
실수로 건전지 넣어 부식
관리공단 “안전엔 문제 없어”
실수로 건전지 넣어 부식
관리공단 “안전엔 문제 없어”
경북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에 보관중이던 핵폐기물 드럼 가운데 하나가 부식돼 구멍이 생긴 사고가 뒤늦게 알려졌다. 월성 원자력발전소가 핵폐기물 드럼에 보관하면 안되는 건전지를 실수로 넣어 발생한 일로, 허술한 핵폐기물 관리 체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은 “월성 원전에서 방폐장으로 반입한 폐기물의 정기점검 과정에서 부식된 폐기물 드럼 1개를 지난달 22일 발견해 절차에 따라 월성 원전으로 반송 조처했다”고 17일 밝혔다. 공단은 이러한 내용을 16일 월성 원전 민간환경감시기구에 보고했다.
2011년 1월에 방폐장 임시저장시설에 반입돼 보관중이던 이 드럼은 부식으로 가로 2㎝, 세로 3㎝ 크기의 구멍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럼에는 잡고체(작업복·장갑·서류 등 저준위 폐기물) 등이 담겨 있었다. 현재 각 원자력발전소에서는 원전 운영을 하며 방사능에 노출되는 작업복·장갑·기계 설비 등의 중·저준위 폐기물을 철제 드럼에 담아 보관하고 있고, 일부는 방폐장으로 보내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해당 드럼을 측정한 결과 방사선량 관리 기준인 0.1mSv(밀리시버트)에 못미치는 0.0011mSv였고, 1m 떨어진 곳에서 측정할 경우 0으로 나올 정도로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반입된 지 2년3개월 만에 부식이 발견된 것과 함께, 애초에 드럼에 보관되면 안되는 건전지가 실수로 들어간 것도 관리체계 부실을 보여주고 있다. 공단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드럼에 들어있던 소형 건전지의 전해액이 흘러나와 금속 재질의 드럼을 부식시킨 것인 원인이다”고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래 작업중에 쓰던 건전지의 경우 별도로 관리하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관리를 받는다. 해당 드럼에 건전지가 실수로 들어간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주핵안전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핵폐기물의 인수 과정과 검사·보관 시스템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주핵안전연대는 “철재 드럼통은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격리시키는 ‘방벽’ 기능을 전혀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해당 원전으로 되돌려 보내는 것 외에는 처리 매뉴얼이 없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방폐장 준공 전 핵폐기물 임시저장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가장의 차’ 카렌스, 7년만의 변신
■ 악동클럽, “짧을 땐 5분만에 작곡…안 그러면 느낌 변질돼”
■ 승용차 자전거 동호회 행렬 덮쳐…6명 사상
■ [세상 읽기] 여자가 바지를 입는다는 것 / 김현정
■ “의료급여 환자들에 공무원이 퇴원 압박”
■ ‘가장의 차’ 카렌스, 7년만의 변신
■ 악동클럽, “짧을 땐 5분만에 작곡…안 그러면 느낌 변질돼”
■ 승용차 자전거 동호회 행렬 덮쳐…6명 사상
■ [세상 읽기] 여자가 바지를 입는다는 것 / 김현정
■ “의료급여 환자들에 공무원이 퇴원 압박”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