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건설분야 50년 큰 자취 남겨
한양대 석좌교수로 재직키로
한양대 석좌교수로 재직키로
건설업계의 ‘산증인이자 맏형’으로 불리는 이지송(사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4일 퇴임식을 열고 엘에이치를 떠났다. 지난 2009년 9월 통합엘에이치 사장에 취임한 지 3년8개월만이고, 건설업계에 몸담은 지 50년만이다. 이 사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떠나겠다고 밝혀온 소신에 따라 3월말 국토교통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30년간 몸담은 현대건설에서 2003년 워크아웃 시절 사장직에 올라 특유의 리더십으로 경영정상화를 일궈냈고, 이어 경복대 총장 시절에는 재학생 5천명 유치를 목표로 하는 ‘5000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학교 안팎을 놀라게 했다. 진통 끝에 통합한 엘에이치의 초대 수장을 맡아서는 마지막 봉사의 각오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밤낮으로 뛰었다.
이 사장은 엘에이치의 ‘부채 공룡’ 오명을 씻어내기 위해 ‘사명만 빼고 다 바꾸자’면서 조직과 사업 전반에 걸친 대수술을 단행했다. 특히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한 엘에이치의 사업구조조정은 그 특유의 뚝심으로 가능했다는 평가다. 칠순이 넘은 나이에 겨울 밤 분당사옥 앞에서 사업중단에 반대하며 천막농성을 하는 주민들과 함께 밤을 지새우고 설득에 나선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건설업계의 원로로서 ‘청탁은 받지도 하지도 말자’며 업계에 만연한 부정부패 척결을 몸소 실천했다. 현대건설 시절 받은 200억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2011년말 스스로 반납하기도 했다.
그는 모교인 한양대 석좌교수로 옮겨 건설인생 반세기의 산 경험을 후학에 물려준다는 계획이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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