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작년 최저 실적
구조조정·문닫는 증권사도
주식거래 수수료에만 기대
거래 줄어들자 이익 반토막
구조조정·문닫는 증권사도
주식거래 수수료에만 기대
거래 줄어들자 이익 반토막
주식거래가 급감하고 증권사 이익이 반토막 나면서 증권업계 전반에 구조조정의 그림자가 짙게 깔렸다. 2012년 회계연도(2012.4~2013.3)에 15개사가 적자를 냈고, 몇몇 중소형 업체는 자본잠식 등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
금융감독원이 27일 집계한 62개 증권사의 2012회계연도 영업실적을 보면, 지난해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2408억원으로 전년(2조2126억원)에 견줘 43.9%(9718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2조201억원) 이후 최저 실적이다. 15개사는 290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전체 증권사의 수익성 지표를 보여주는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전년 5.6%에서 3.0%로 급감했다.
증권가에선 “지금보다 더 어려울 때가 없었다”는 탄식이 나온다. 구조조정의 먹구름은 증권업계 전반에 몰려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동안 직원수를 1500명 줄였다. 한 증권사당 24명꼴이다. 지점수도 178개나 감축했다. 이종환 금감원 건전경영팀장은 “판매 관리비를 줄이는 등의 자구노력에도 수익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적자에 시달리다 문을 닫는 증권사도 나오고 있다. 애플투자증권은 지난 3월 회사를 자진 청산했다. 외환위기 이후 우후죽순처럼 생기던 증권사가 청산되기는 9년 만이다.
증권사의 경영 상태가 이토록 나빠진 것은 지난해 주식거래대금이 3분의 2 토막나면서 수수료 수익이 1조8000억원이나 급감한 영향이 컸다. 근본적인 이유로는 브로커리지(수탁매매)에 기대온 사업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꼽힌다. 주식거래 수수료 수입에 의존하는 안이한 영업 방식에 안주해오다 거래가 급감하면서 발목이 잡힌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만성적인 저수익성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시황에 따라 돈을 버는 시대가 저물고 있기 때문에 증권사도 특화된 영업 형태로 질적 변화를 꾀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기반이 무너지고 적자가 쌓이면서 3월말 기준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증권사만 10곳이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증권사도 10여곳에 이른다. 이대로라면 10여년 전 일본 증권업이 겪은 구조조정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증권사는 외환위기 이전 24개사에서 62개사로 늘었다. 증권사 난립과 만성적인 저수익 구조 등을 고려할 때 인수합병을 비롯한 통·폐합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에서 내놓은 증권업 활성화 방안은 당장 현실화하기 어려워서 실효성 문제가 걸림돌이다. 신규 투자은행(IB) 허용 등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5개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돼 중소형사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경찰이 타이르기만 한 스토킹범죄…‘호러물’보다 끔찍한 결말
■ “싸이, 미안해요” 이탈리아 축구팬들 사과
■ 강릉 경포해변 ‘술 반입 금지’ 올 여름에는 안한다
■ [화보] 비오는 날의 수채화
■ [화보] 칸 영화제 폐막…영광의 주인공은?
■ 경찰이 타이르기만 한 스토킹범죄…‘호러물’보다 끔찍한 결말
■ “싸이, 미안해요” 이탈리아 축구팬들 사과
■ 강릉 경포해변 ‘술 반입 금지’ 올 여름에는 안한다
■ [화보] 비오는 날의 수채화
■ [화보] 칸 영화제 폐막…영광의 주인공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