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그룹 149개 상장기업 분석
법조계·국세청·공정위 등
3대 권력기관 출신 가장 많아 동반성장·경제민주화 분위기 탓
대기업, 관료출신 선호 가능성
“경영감시보다 대정부 로비 의심” 재벌그룹 소속 상장기업들이 올해 정기 주총에서 새로 선임한 사외이사 중에서 검사·판사 등 법조계와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이른바 3대 권력기관 출신이 열 명 중 세 명 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엘지(LG)는 사외이사로 학계 출신을 선호하는 반면, 현대자동차·롯데·두산·씨제이(CJ)·신세계 등은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재벌 및 씨이오(CEO), 기업경영평가사이트인 씨이오스코어(대표 박주근)가 20대 재벌그룹 소속 149개 상장기업이 올 봄 주주총회에서 새로 선임한 사외이사 94명의 출신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법조계, 국세청, 공정위 등 3대 권력기관 출신이 29명으로 30.9%를 차지했다. 또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 다른 정부부처 출신도 22명으로 23.4%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법조 및 관료 출신 신규 사외이사들은 모두 54.3%(51명)에 달했다. 출신 영역별로는 법조계 출신이 17명(18.1%)으로 가장 많았고, 국세청 출신이 9명(9.6%), 공정위 출신이 3명(3.2%)으로 뒤를 이었다. 그밖에 청와대, 국무총리실, 국정원, 기획재정부, 감사원, 고용노동부, 금융감독원,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등이 1~2명씩이다. 대학교수 등 학계 출신은 25명으로 26%를 차지했다. 재계와 언론계 출신은 16명과 2명으로 각각 17%와 2.1%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20대그룹 소속 상장기업 전체 사외이사 489명 중에서도 관료 출신이 약진한 반면 학계, 재계, 언론계는 비중이 낮아져 대조를 이뤘다. 법조 및 관료 출신의 비중은 43.4%로 지난해 말의 38.9%보다 4.5%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학계 출신은 33.7%로 지난해 말의 34.6%보다 소폭 감소했다. 재계 출신은 22.6%에서 19.4%로 3.2%포인트 감소했다. 언론계도 3.5%에서 3.1%로 소폭 줄었다. 관료출신 사외이사가 약진한 배경으로는 최근 몇 년 사이 동반성장,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대기업들이 관료 출신들을 선호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제민주화 운동을 펴온 경제개혁연대는 “경제부처 관료 출신의 사외이사 비중이 계속 높아지는 것은 사외이사가 경영감시보다 대정부 로비를 위해 선임된다는 비판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그룹별로 출신별 사외이사 선호도에서 적잖은 차이가 나타났다. 재계 1위 삼성은 상장 계열사 사외이사 58명 중에서 학계 출신이 35명으로 60.3%를 차지했다. 반면 관료(법조계 포함) 출신은 15명으로 25.9%에 그쳤다. 엘지도 학계 출신이 52.6%를 차지한 반면 관료 출신은 21.1%에 불과했다. 반면 재계 2위인 현대차는 상장계열사 사외이사 43명 중에서 관료 출신이 51.2%로 절반을 넘었다. 롯데도 관료 출신이 63%에 달해 학계 출신(18.5%)을 압도했다. 신세계는 관료 출신이 88.2%로 가장 높은 반면 학계 출신은 1명도 없었다. 두산(65.4%), 씨제이(69.2%), 동부(65%)도 관료 출신 비중이 높았다. 현대중공업은 학계 출신과 관료 출신이 50%씩 차지했다. 법조계, 국세청, 공정위 등 3개 권력기관만 살펴보면 삼성과 에스케이는 법조 출신이 각각 9명에 달했다. 반면 국세청 출신은 각각 1명씩이었고, 공정위 출신은 에스케이만 1명에 그쳤다. 두산과 씨제이도 법조계 출신이 각각 8명과 6명으로 많았다. 반면 현대차는 국세청과 공정위가 각각 8명과 7명에 달했다. 씨제이와 신세계는 국세청 출신이 각각 4명, 5명에 달했다. 케이티는 언론계 출신 비중이 22.2%로 가장 높아 눈길을 끌었다. 금호아시아나도 언론계 출신이 11.1%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20대 그룹 안에서 2개 회사에 ‘겹치기’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인사는 24명에 달했다. 송광수 전 검찰총장은 삼성전자와 두산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권태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에스케이케미칼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사외이사를, 박봉흠 전 금융통화위원은 삼성생명과 에스케이가스의 사외이사를 각각 맡고 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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