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상승세가 꺾이자 세계 곳곳에서 금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금 관련 상품에는 거품이 끼어들기 쉽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올 들어 금값 크게 오르락내리락
“저가매수” 세계 곳곳 사재기 열풍
전문가들 “거품 끼어있다” 우려
“더 내려갈 것” “결국 오를 것”
전문가들 금값 전망 엇갈려
“저가매수” 세계 곳곳 사재기 열풍
전문가들 “거품 끼어있다” 우려
“더 내려갈 것” “결국 오를 것”
전문가들 금값 전망 엇갈려
금융투자 상품 가운데 주식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이 금 관련 상품이다. 올해 들어 금값은 크게 오르내렸다. 일반적으로 금은 안전자산으로 여겨졌지만 들쭉날쭉하는 가격의 큰 변동성 탓에 더는 믿을 수 없는 게 아니냐고 의구심을 품는 이들이 많아졌다. 투자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금값 동향과 전망을 어떻게 봐야 할까.
최근 1~2년 사이 금값은 하락세다. 2011년 9월 온스당 1900달러까지 치솟았던 금값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 선물가격은 온스당 1391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평균 가격인 1670달러에 견줘 17% 떨어졌다.
금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자 세계 곳곳에서 금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른다. 중국에선 금을 사러 홍콩까지 원정구매에 나섰고, 미국에서는 금화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달여 전엔 국제 금값이 폭락했음에도 국내서 골드러시 바람이 분다는 보도가 방송을 탔다. 은행과 백화점에서 골드바 판매가 급증하고 심지어 날개돋친듯 팔린다고 소개될 정도다. 지난달 중순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가격이 10% 가까이 폭락하며 33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는데도 금 매입세가 꿈틀대는 것은 저가 매수 심리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자산 가치 이전에 금 자체가 주는 매력과 환상 탓에 관련 상품에는 거품이 끼어들기 쉽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금값 하락의 배경에는 우선적으로 달러 강세가 꼽힌다. 일반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금 대신 달러를 더 보유하려고 하기 때문에 금값은 하락한다. 물가가 오를 때는 화폐 가치가 떨어져 금 수요가 늘어나는데,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돈풀기에도 인플레이션 우려는 미미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효용도 떨어진 상태다.
앞으로 금값 전망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 견해가 갈린다. 달러 강세 흐름에 지금보다 더 내려갈 거라는 관측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 궁극적인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결국 오를 것이라는 주장이 맞서 있다. 시장의 전망은 대체적으로 관망세에 실려 있다. 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10년간 금 가격 상승세에 따른 피로감, 최근 달러 강세, 물가상승 기대감 약화로 조정의 개연성이 충분했다”며 “금 자체가 배당이나 이익을 만들어 내는 자산이 아니라는 점 등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러시아, 터키, 카자흐스탄 등 신흥국들은 금 보유량을 늘려왔다. 한국은행은 2011년 13년 만에 금 40t을 매입했고,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104t가량까지 확대했다. 전지원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외화보유고 다변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단기적인 가격 상승을 노린 투기적 성향의 매입과는 목적을 달리하기 때문에, 금 가격 상승을 주도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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