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재벌계열 72개 500위권 진입
순수 창업기업은 NHN 등 13개 불과
“재벌, 문어발식 기업생태계 장악 탓”
순수 창업기업은 NHN 등 13개 불과
“재벌, 문어발식 기업생태계 장악 탓”
재벌 중심의 한국경제 생태계에서 독립 기업들이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시이오(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지난 20년 간 국내 500대 기업 진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1993년 이후 새롭게 500대 기업에 진입한 기업은 총 119개이고, 이 중에서 재벌그룹 계열사와 외국자본 투자기업, 공기업을 제외한 순수한 독립기업은 13개(10.9%)에 불과했다고 3일 발표했다. 또 이들 독립기업 중에서 상위 100위권 기업은 엔에이치앤(NHN) 하나 뿐이고, 대부분은 500대 기업의 중하위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년 간 500대 기업에 새로 진입한 독립기업은 엔에이치앤, 네오위즈게임즈, 엔씨소프트, 넥슨코리아, 성동조선해양, 뉴옵틱스, 모뉴엘, 하이호금속, 파트론, 유라코퍼레이션, 지오영, 케이피아이씨코포레이션, 디아이디 등이다. 지난해 말 현재 500대 기업의 기준 매출액은 6300억원 이상이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500대 기업에 새롭게 들어온 재벌그룹 계열사는 모두 72개(61%)로 독립기업의 6배에 육박했다. 그룹별로는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이 현대글로비스, 이노션, 현대다이모스, 현대엠코, 현대오토에버,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파워텍 등 8개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에스케이(SK·회장 최태원)와 엘지(LG·회장 구본무)가 각각 6개였다. 또 삼성(회장 이건희)과 씨제이(CJ·회장 이재현)가 나란히 5개씩이고, 에스티엑스(STX) 4개, 지에스(GS)와 엘에스(LS), 롯데가 각각 3개씩 500대 기업에 새로 진입했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은 각각 2개씩 진입했다.
시이오스코어는 “재벌그룹 계열사들이 문어발식으로 국내 산업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어 독립기업이 생성·성장할 수 있는 입지가 거의 없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핵심 기치로 걸고 벤처기업 등 독립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성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서도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며, 재벌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와 재벌의 순환출자 규제를 약속한 바 있다. 실제 지난 10년 간 신규 500대 기업 중에서 총자산 증가율 상위 업체인 성동조선(8433.7%), 현대엠코(7258.1%), 씨제이헬로비전(6738.5%), 현대글로비스(3648.7%), 한화에스앤씨(3403.2%) 중에서 상당수는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로 성장한 기업들이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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