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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기장들 “충돌 34초전 이상감지” 알려진 ‘7초전’과 다르게 진술

등록 2013-07-10 20:30수정 2013-07-11 15:07

충돌직전 ‘콕핏’에선 무슨 일이?
미 NTSB 조사내용 공개
“자동출력장비 켰지만
속도 유지 못하는 점 깨달아”
[인포그래픽] 아시아나 항공 사고의 재구성

아시아나항공(OZ) 214편이 급강하하던 수십초의 순간 동안 ‘콕핏’이라 불리는 조종석 안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한국 국토교통부 조사단이 사고 당시 조종석 안에 있었던 3명의 조종사에 대한 면담 조사를 마치면서, 당시 사고를 막기 위한 3명의 진술 내용이 조금씩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진실 공방 역시 가열되고 있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은 조사 초기 이강국 기장과 이정민 교관기장의 대화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충돌 7초 전에야 누군가 “너무 느려. 속도를 빨리 높여야돼”라고 외쳤고, 4초 전 추락경고 신호인 ‘조종간 진동’(stick shaker)이 울렸다. 충돌 직전에는 누군가 관제탑에 ‘재상승’(go around)을 외쳤으나, 항공기의 착륙 바퀴와 꼬리는 그대로 활주로 끝 방파제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긴급 상황임을 사전에 알아채지 못한 ‘조종사 과실’에 부합하는 정황이었다.

그러나 허스먼 위원장은 9일(현지시각) “교관기장은 고도 500피트(152m)에서 속도가 너무 낮다는 것을 알아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고도 500피트는 충돌 34초 전 상황이다. 이는 첫날 브리핑에서 충돌 7초 전에야 조종사들이 이상 징후를 알아챘다고 알려진 것과 다른 내용이다. 그는 또 “조종사들은 목표 속도로 137노트로 설정했다고 말했으며, 교관기장은 자동출력장비인 오토 스로틀(auto throttle)이 그 속도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도 200피트(60m)에서도 속도가 너무 낮아 “교관 기장은 오토 스로틀이 속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허스먼 위원장은 또 교관기장이 출력을 높이려고 스로틀을 전진시키려 했는데, 이미 이강국 기장이 실행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실제 사고기체 조사에서도 오토 스로틀은 활성화(armed)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이들이 말한대로 오토 스로틀이 켜져 있었는데도 속도가 유지되지 않았다면 정비 불량이나 기체 결함 여부 등도 문제될 수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9일 오후(현지시각) 항공기 3대가 동시에 이륙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9일 오후(현지시각) 항공기 3대가 동시에 이륙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이 와중에 언론은 이날 착륙 과정에 보조 조종사 역할을 했던 봉동원 부기장의 진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봉 부기장이 고도가 1000피트 아래로 떨어진 뒤 하강 속도가 너무 빨라 “하강률을 확인하라”고 수차례 말했지만 조종을 맡은 두 기장은 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종사 과실에 의한 사고임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황으로 보인다. 당시 봉 부기장은 교육 비행을 위해 착륙을 담당한 이강국·이정민 기장을 보조해 계기판 확인 등 모니터링 역할을 맡았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화만으로 조종석 안에서 어떤일이 있었는지를 추정하기에는 이르다. 실제 현지에 파견된 국토부 조사단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조종사들에 대한 면담은 그야말로 인터뷰로 심층 조사와는 달라, 진실에 부합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며 “일부 언론의 경우는 조사되지도 않은 조종사의 발언이 보도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관계자는 “착륙 당시 급박한 상황에서 계기 작동을 착각하거나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경우는 흔하다”며 “의사소통 과정보다는 블랙박스(FDR) 해독 결과를 통해 사실에 접근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국가교통위원회는 이날 사고기가 강하율을 분당 1500피트(457m)로 설정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짧은 강하구간 탓에 일반적인 경우(분당 700~800피트)보다 훨씬 빠르게 고도를 낮췄다는 뜻이다. 빠르게 고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오토 스로틀을 활성화하고도 작동하지 않도록(off)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조사 내용이 주목된다.

노현웅 이정훈 기자

샌프란시스코/허재현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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