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교수
최근 삼성 사장단회의에서 경제민주화를 주제로 강연을 해 화제를 뿌렸던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현대차그룹 금융 계열사 임원들에게도 비슷한 주제로 강연을 했는데, 두 그룹간 분위기가 너무 달랐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은다.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재벌개혁의 전도사’로 불리는 김 교수를 초청한 것은 단순한 화젯거리를 넘어, 현재 재벌이 처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시각이 많다. 세계가 변하고 한국 사회도 변하고, 이제 재벌도 변화 요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교수는 삼성과 현대차 임원들의 강연장 분위기가 너무 달라 깜짝 놀랐다고 한다.
현대차
활발한 질문 오가고
강연뒤 “잘 들었다” 감사
임원들 스스럼없는 인사 김 교수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사옥에서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라이프 등 현대차그룹 계열 4개 금융사 임원 90여명을 상대로 ‘경제민주화와 현대차’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들 4개사는 정몽구 회장의 둘째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직접 관장하는 곳들이다. 김 교수의 강연에는 총수 일가와 지배구조 등 재벌의 민감한 문제가 포함됐다. 김 교수는 “(정몽구 회장 부자의 지분이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주식만 갖고는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승계가 불가능하다. 현대차그룹도 지배구조를 지금의 순환출자구조에서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참석 임원들은 이에 개의치 않고 일감 몰아주기, 지주회사체제 전환 등 경제민주화 관련 이슈들에 대해 활발히 질문했다. 정 사장도 강연이 끝난 뒤 “잘 들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다른 임원들도 김 교수와 명함을 교환하며 스스럼없이 인사했다. 삼성 개별 질문자 일절 없고
대기실서 일부만 인사
다른 임원은 말도 안붙여 김 교수는 이어 지난 16일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40여명의 사장단을 상대로 강연했다. 김 교수가 직접 접촉한 사람은 대기실에서 인사한 그룹 미래전략실 소속 김종중 사장(재무)과 육현표 부사장(기획), 그리고 한 계열사 사장이 전부였다고 한다. 나머지 사람들은 악수는커녕, 말도 붙이지 않았다. 강연중에 개별 질문자는 없었고,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이 짧은 논평을 했을 뿐이다. 삼성과 현대차의 기업문화는 그동안 치밀함과 추진력으로 대비됐다. 하지만 이제는 누가 더 창의와 혁신을 잘할 수 있느냐에 미래의 운명이 달려 있다. 현대차의 한 임원은 “지난해부터 전체 계열사 임직원들이 ‘혁신적 사고’(creative thinking)를 주제로 교육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태영 사장이 김 교수를 초청한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건희 삼성 회장도 “삼성의 기업문화를 더 개방적이고 유연하며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김 교수는 “세상이 변하는 것에 맞춰 현대차는 변하려고 하는데 삼성은 그러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이 지금과 같은 경직된 문화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의 노동자 불법파견 의혹을 계기로 쟁점화되고 있는 삼성의 무노조 경영과 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한 예로 꼽았다.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서도 현대차그룹이 외부에 일감 개방을 선언한 반면 삼성은 아직 아무런 조처가 없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강연뒤 “잘 들었다” 감사
임원들 스스럼없는 인사 김 교수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사옥에서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라이프 등 현대차그룹 계열 4개 금융사 임원 90여명을 상대로 ‘경제민주화와 현대차’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들 4개사는 정몽구 회장의 둘째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직접 관장하는 곳들이다. 김 교수의 강연에는 총수 일가와 지배구조 등 재벌의 민감한 문제가 포함됐다. 김 교수는 “(정몽구 회장 부자의 지분이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주식만 갖고는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승계가 불가능하다. 현대차그룹도 지배구조를 지금의 순환출자구조에서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참석 임원들은 이에 개의치 않고 일감 몰아주기, 지주회사체제 전환 등 경제민주화 관련 이슈들에 대해 활발히 질문했다. 정 사장도 강연이 끝난 뒤 “잘 들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다른 임원들도 김 교수와 명함을 교환하며 스스럼없이 인사했다. 삼성 개별 질문자 일절 없고
대기실서 일부만 인사
다른 임원은 말도 안붙여 김 교수는 이어 지난 16일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40여명의 사장단을 상대로 강연했다. 김 교수가 직접 접촉한 사람은 대기실에서 인사한 그룹 미래전략실 소속 김종중 사장(재무)과 육현표 부사장(기획), 그리고 한 계열사 사장이 전부였다고 한다. 나머지 사람들은 악수는커녕, 말도 붙이지 않았다. 강연중에 개별 질문자는 없었고,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이 짧은 논평을 했을 뿐이다. 삼성과 현대차의 기업문화는 그동안 치밀함과 추진력으로 대비됐다. 하지만 이제는 누가 더 창의와 혁신을 잘할 수 있느냐에 미래의 운명이 달려 있다. 현대차의 한 임원은 “지난해부터 전체 계열사 임직원들이 ‘혁신적 사고’(creative thinking)를 주제로 교육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태영 사장이 김 교수를 초청한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건희 삼성 회장도 “삼성의 기업문화를 더 개방적이고 유연하며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김 교수는 “세상이 변하는 것에 맞춰 현대차는 변하려고 하는데 삼성은 그러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이 지금과 같은 경직된 문화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의 노동자 불법파견 의혹을 계기로 쟁점화되고 있는 삼성의 무노조 경영과 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한 예로 꼽았다.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서도 현대차그룹이 외부에 일감 개방을 선언한 반면 삼성은 아직 아무런 조처가 없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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